검색결과 리스트
칸쿤에 해당되는 글 13건
- 2008.03.10 칸쿤을 떠나다...
- 2008.03.07 Blue Bay Spa & Resort 의 해변 풍경
- 2008.03.05 Inside the Adult Only Resort 2
- 2008.03.04 Cancun Blue Bay Gateway & Spa
- 2008.03.03 Tulum 에서 돌아온 날 저녁 Cancun
- 2008.02.05 Cancun 버스 터미널 2
- 2008.02.03 망각의 역사: Cancun 2003 WTO 투쟁 2
- 2008.02.03 Cancun - Downtown
- 2008.01.28 Cancun - Zona Hotelera 해변 풍경 1
- 2008.01.23 Cancun- Zona Hotelera 의 거리 풍경 1
- 2008.01.22 Cancun - Zona Hotelera 가는 길 3
- 2008.01.21 Cancun의 이동통신 판촉 모델- 신자유주의의 초상
- 2008.01.21 칸쿤 시내 풍경 11
글
칸쿤을 떠나다...
정신없이 떠나온 여행이어서 한동안 몸도 마음도 여행자 모드가 아니었는데, 리조트에서 먹고 마시고 빈둥거리다 보니 미처 못 끝내고 떠나온 미국에서의 일에 대한 스트레스도 조금 이완되었던 것 같다.
그동안 "리조트 여행"에 대해서 반감이 없었던 것도 아니었는데, 해보고 나니 리조트 매니아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가 되기도 했다. "Relax~~"
치첸 이차로 가는 ADO 버스표를 끊지 못했기 때문에 오후에 출발하는 Oriente 를 타야했다.
"이등급 버스"라고 해서, 그저 버스가 좀 불편하려니 했는데, 그게 다가 아니었다.
ADO가 장거리 구간에서 종종 도시의 버스터미널에 멈춰선다면, 이 Oriente 는 길에서 멈춰 섰다.
사람들이 손을 흔드는 곳에서, 또 승객이 내리고 싶은 곳에서....
세월아 내월아 하고 달리는 Oriente 는 맘 바쁜 여행자들에게 얼마간의 짜증과 걱정거리를 만들어줬다.
치첸이차에 언제나 도착 할까? 저녁에 라이트 쇼를 봐야하는데.......

한산한 낮시간 터미널에 주인없이 놓여져 있던 과자 봉다리 (양파링?)
칸쿤의 마지막 사진들 몇장. 한산한 터미널에서 나른함을 못 이겨 셔터를 눌러 댔던 듯.


설정
트랙백
댓글
글
Blue Bay Spa & Resort 의 해변 풍경
앞서 언급했듯이 멕시코의 모든 해변은 공식적으로는 사유화될 수 없기 때문에, 이 리조트의 앞 바다도 모두가 다 사용할 수가 있다.
계단을 내려가면 해변이 시작된다.
그렇다고 해변이 다 같은 해변이 아니고, 백사장이 다같은 백사장은 아니다.
역시 가격이 싸고, 힐튼이나 하얏트 처럼 초국적 자본의 브랜드가 아니어서 그런지 리조트 앞 해변의 상태가 그다지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백사장 사질도 그전에 감탄해 마지 않았던 하얏트와 비교할 수 없는 상태였고, 시야는 곳곳에 정박해 있는 요트들이 가로막는 조금 과장하면 어촌 풍경같은 느낌이었다.

해수욕을 즐기기엔 뭔가 조금 부족한 해변 풍경: 튜브가 없다!!!! ^^
재밌는 것은 이 All Inclusive 리조트가 외부인에게 직접 노출되어 있는 곳이 바로 이 해변이기 때문에, 안전 점검이 아니라 잡상인이나 외부인의 진입을 검사하는 해변 경비원이 수시로 순찰을 한다는 것이었다.
일부 멕시코 잡상인들이 해변에 자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진주 목걸이랄지 멕시코 전통 수예품들을 팔러다니고 있었는데, 정작 누워 있는 사람들에게 다가올 수는 없었다. 누워있는 아저씨 아줌마가 "부르는데 왜 안오냐"는 투로 화를 낼려던 찰라 어느 "2개 국어 가능자" 아저씨가 상황을 설명해 주던데, 잡상인이 못 다가가는 것은 "사적 소유지"에 대한 불법 침입이 되기 때문 이란다. 그러니까 해변의 얼마만큼은 또 리조트의 소유인 셈인것이었다.
순찰중인 해변 경비원
안전요원은 도대체가 찾아 볼 수가 없었는데, 사실 들어가 보진 않았지만 보니까 수심이 그다기 깊지도 않았다.
다시말해 해변 물놀이를 즐기러 리조트에 오는 사람들 보다는 리조트 내부의 "볼거리" "놀거리"를 위해 오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이기도 했다.

40대 진입을 기념하며 사진촬영을 기획했던 아주머니 그룹의 모습.
뻘쭘해 하면서도 아저씨들도 다 잘 호응을 해주었던 듯.
재밌는 것은 상당수의 리조트 고객들은 싱글이라기 보다는 따 짝이 있는 커플들이었는데, 따라온 아줌마들도 아저씨들이 외간 여자의 부름에 "홀려" 돌아다니는 것을 눈에 "쌍심지" 켜고 뜯어 말리지는 않는 것 같았다.
그래도 감시도 할겸 아저씨들을 따라 나서긴 하던데....

내 앞에 누워 있던 커플. 그래도 그나마 가장 젊어 보였던듯...... 쩝..
그녀 마저 없었으면 시야가 아주 황량할 뻔 했었다.. ^^

남자랑 바꿔 누우면 목 안아팠을 텐데..아.. 그럼 내가 못 보는구나. ^^
설정
트랙백
댓글
글
Inside the Adult Only Resort
옷벗고 다니는 사람들 보다 더 시선을 많이 받게 되니 상황이 난감하다 못해 심리적으로 위축당할 지경이었다.
그래도 셔터는 못 누를지언정 꿋꿋이 가지고는 다녔는데,
대개는 어쩔 수 없이 똑딱이 카메라로 몰카아닌 몰카를 찍을 수 밖에 없었다.
똑딱이의 위력은 그러니까, 그 대중성에 있는 것 도 같다.
아무도 눈여겨 보지 않는다는....
사진촬영 금지는 아니어서 사실 철판두르고 찍을 수도 있었는데, 워낙 피부색만으로도 튀는데다가 외소한 체격조건에다가 몸에 구멍 뚫고 그림한점씩 피부에 표구해서 다니시는 분들도 많아서 자제할 수 밖에....

주로 간식을 먹는 식당
이 리조트에서 가장 맘에 드는 것이 있었다면, 무료로 제공되는 식당과 바였다.
공짜라는 사실에 어떻게하든 먹는 것으로 남겨볼려고 열심히 노력했다. 오후 3시 부터 다음날 12시까지니까 24시간이 안되는데 그 사이에 한 다섯번은 식당에 갔던 것도 같고....
배가 산만해져서 리조트를 돌아다니는게 좀 민망했지만, 뭐 어차피 수영도 못하니까... ^^
데낄라 수중배구 타임
경고문에 "예외"로 적혀있던 "데낄라 배구" 타임이 내가 한참 간식을 배에 밀어넣고 있던 식당 앞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대개 30대 중반 40대의 아줌마 아저씨들이었기에, 근접해서 탈의상태를 점검할 의욕이 생기기 보다는 공짜에 눈 뒤집힌 식욕에 응답하는게 더 즐거웠던 듯. 중년의 몸이라는게 참 미학적으로 애매한 카테고리랄까....
간식먹고 나오니 "데낄라 배구 참가자"들이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었다.
내가 머물던 일박 이일 동안 두명의 "누드" 아줌마가 리조트를 휩쓸고 다녔다.
처음에는 리조트에서 고용한 바람잡이 아주머닌가 오해도 했었다.
안타깝게도 이 "성인전용" 리조트라는게 한국의 "성인전용 나이트"와 비슷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러고 보니 성인이라는게 아주 폭넓은 연령대를 아우르는 규정이라는 사실을 내가 간과했던 것도 같고, "성인전용"의 "물"에 대한 리뷰가 아닌 가격에 지나치게 열광하는 경박함이 있었던 것도 같고...

이렇게 절묘하게 "검열"을 해주시다니! 아저씨 멋쟁이!
나중에 알게되었지만, 내가 머무르던 일박 이일 동안 리조트를 휩쓸고 다니셨던 저 아주머니는 텍사스에서 자신의 40번째 생일을 자축하기 위해 오신 분이란다.
리조트를 돌아다니며 남정네 40명을 찾아서 기념 촬영하겠다고 소리를 지르고 다니셔서,
혹시나 "이국적"인 맛에 나도 붙잡혀 갈까봐 몹시 조마조마 했었다.
남자들은 옷 안벗어도 된다고 소리를 지르고 다녔는데....
오른쪽 아저씨는 리조트 공식 레크레이션 담당자. 영어와 에스빠뇰을 섞어가며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을 하시던 분인데, 외국에도 한국의 나이트 디제이 같은 입담을 자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Nice shoes bar: 앞 경고문 참고.
공짜 마가리타를 마시기 위해서 나도 빈번히 왔다갔다 했던 바다.
왼쪽편 아주머니도 "누디티"라는 것이 그냥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사실을 내게 몸으로 알려주신 분이시다.
그런데 왜 그런 당연한 사실이 자꾸 안타깝게 느껴졌던 것일까?
Anything goes!
아마도 매일 점심때 하는 프로그램인 것 같은데, 이 리조트의 자랑인 Anything goes 프로그램이다.
앞서 나온 아주머니가 일등을 해서 뭔가 상품을 받았었는데, 이 프로그램의 자세한 내용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시길....
Anything goes 참가자 기념촬영
이 충격적인 사진은 세명의 결선진출 아주머니와 덩달이 아저씨들의 기념 촬영 사진이다.
아저씨 아줌마들의 자유분방함에 내가 다 민망해졌는데, 역시 전세계적으로 이 연령대 사람들이 한 용감 하시는 것인지..
사실 연령대로만 보자면, 나도 "원 오브 뎀"이던가...
아저씨 손....!
참고로 이 모든 과정을 다들 사진기 들고 찍고 다닌다. Facebook 에 올리실려고 그러는지 어쩌는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에서는 이 사진 한장만으로도 충분히 저 10여명의 아줌마 아저씨들이 매우 피곤한 일상을 살아야 하실지도 모를텐데... 유럽과 미국에서 온 아줌마 아저씨들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우리나라 아줌마 아저씨들도 언젠가 동남아 리조트들에서 저런 날이 올 것인가?
뭐 자기들끼리 논다는데야...
어쩌면 현지인들 못 살게 구느니 저렇게 리조트에 틀어 박혀서 "일탈"을 즐겨보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설정
트랙백
댓글
글
Cancun Blue Bay Gateway & Spa
대부분 하루밤에 일인당 $100 가 훌쩍 넘어가는 칸쿤의 리조트들은, 투숙객을 기준으로 "성인 전용"과 "가족용" 그리고 영업방식을 기준으로 "All Inclusive" 와 일반 호텔로 나뉜다.
내가 간 곳은 Blue Bay Gateway & Spa 라는 성인 전용, All Inclusive 리조트였는데, 인터넷에 "특가 상품"으로$100 아래의 가격으로 나온 데다가, 어차피 가족용 리조트들이 제공하는 4인가족 패키지등의 혜택을 볼 처지도 아닌데다가, 굳이 서양아이들이 소리지르고 달려다니는 꼴을 무리해서 돈쓰며까지 보고 싶지 않았기에 선택했다. 또, 칸쿤의 명성은 말그대로 "해변의 난장"에 있다고 들었던 터라, 기왕에 하루 무리해서 머무를 것이면 "성인전용"에 가서 "극강 모드"의 칸쿤을 경험해 보는게 더 나을 것도 같았다.
아침 일찍 부푼 기대를 가지고 리조트로 향했는데,
왠걸? 역시나 인터넷 특가 상품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리조트 정문에 내리니, 건물 전면이 포장으로 가려져 있고, 그 사이로 모래바람도 아닌 콘크리트 가루들이 날라다니고 있었다.
정문부터 내부로비까지 온통 공사중이었는데, 로비의 풍경이란 여기가 피난소인지 리조트인지 구분이 잘 안갈 정도였다.
$100 이하의 가격으로 리조트 구경 한 번 하려고 했더니 이런 낭패가 없다는 생각이 들고, 역시 송충이는 솔잎만 먹어야 했다며 너털웃음이 나왔다.
처음에 배정 받은 방은 게다가 공사판 한 가운데 였는데, 다행히 열쇠가 고장나 있어서 옮기게 되었다.
로비 뒤쪽 리조트 단지로 옮기고 보니, 그나마 한숨돌릴 수 있었다.
그 쪽은 "럭셔리한" 풍경은 아닐지라도 여기가 리조트구나 하는 정도를 느낄 만한 모습은 간직하고 있었다.
엘리베이터도 없는 80년대식 주공아파트 같은 내부였지만 (방은 괜찮았다) 그래도 소음과 콘크리트 가루의 공포에서 벗어난다는게 어딘가?
정문은 드릴 소리와 콘크리트 파편이 곳곳에서 튀는 데다가, 일단 체크인을 하면, 리조트 밖으로 나가는데 복잡한 보안검색절차가 있어서 포기하고, 겨우 리조트 안쪽에 있는 한 구역에서 찍은 사진이다.
All Inclusive 리조트는 말 그대로 호텔 안에서 먹고, 마시는 모든 것이 공짜다. 물론 그에 따르는 복잡한 규정들이 있고, 규정을 어겼을 때 벌금도 살인적이며, 고객의 선택권도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왜 가져왔는지 모르지만 어쨌든 가져온 호텔 안내 팜플렛.
놀이 공원도 아닌데 (사실은 놀이공원에 가깝지만) 체크인 하면, 모든 고객의 팔뚝에 플라스틱 재질의 팔찌를 채워준다. 전자팔지가 아니라 다행이랄까? 어쨌든 그 팔찌를 마지막 체크 아웃 할 때까지 차고 있어야한다.
또한 이런 리조트에 들어온 이상 현지에서 누구를 만난다던가 하는 것은 포기하는게 여러모로 좋을 듯 싶은데, 주간 방문자는 75달러의 입장권을 끊어야 하고, 혹시라도 방으로 외부인을 밤에 들이는 경우에는 90달러라는데, 성인전용 리조트라서 그런지 "만약 사전 통보가 없다면"이란 단서가 붙어 있다. 새벽 1시에 누군가를 방으로 들여서 낮 12시정도에 나가는 스케쥴이란 도대체 뭐란 말일까? ^^

체크인 할때 주는 호텔 규정 안내집의 맨 마지막 장에는 매우 "흥분할 만한" 규정들이 프린트되어 있었다.
* 완전 누드는 "결코" 허융되지 않는다. (바에서 하는 "Anything goes" 와 "데낄라 배구"시에는 예외)
-> 따라서 사실상 완전 누드도 허용이 된다. "Bravo~" ^^
* 공공장소에서 성적행위에 대한 금지 규정. (호텔에서 즉시 "방출" 하겠다.)
-> 깊은 사적 성행위라는게 항상 그렇듯 아주 애매한 규정이다.
* 멕시코 법 준수 (대개의 경우 이것은 마약과 관련된 것이었다.)
설정
트랙백
댓글
글
Tulum 에서 돌아온 날 저녁 Cancun
칸쿤에 도착할 즈음엔 다행히 간간히 멈추다 내리다를 반복했다.
나중에 물어보니 뚤룸에 가있던 동안 칸쿤에는 내내 비바람이 몰아쳤었다고.

버스 터미널을 나와 저녁을 먹으러 가는데, 밤 9시가 넘은 거리 곳곳에 사람들이 길게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시 보니 은행 현금 지급기 앞에 늘어선 행렬이었다. "돈 뽑아주는 기계" 앞에 늘어선 인간의 모습이 "모던타임즈"의 한장면과 흡사해 보였는데, 포스트 모던한 세계에서는 서로 다른 작업장에서 흩어져 일하고 기계앞에 늘어서 서로를 확인하는 점이 다르달까....
어떻든 연말연시 멕시코 곳곳에서 현금 인출기 앞에 늘어서 차례를 기다리는 풍경은 여행자에게는 꽤나 낯설게 느껴졌다. 한국도 카드 사용이 일반화되기 전엔 이런 모습이 강남역 일대에 있었던 것 같고...
아마도 메리다를 정리할 때 다시 언급하겠지만, 특징적인 것은 각 도시마다 주로 줄지어 늘어선 은행들이 조금씩 차이가 있었다는 것이다. 칸쿤의 다운타운에는 특별히 이 Banorte 은행의 현금지급기 앞에 많은 이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위키 피디아에 따르면, Banorte 은행은 멕시코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오래된 은행들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그날 저녁은 멕시코 "태양 맥주"와 함께.
멕시코산 주류들은 역시나 훌륭하다. 한국 맥주는 왜 맛이 없는 걸까?
설정
트랙백
댓글
글
Cancun 버스 터미널
다음날 가기로 계획했던 Tulum (뚤룸) 튜어를 예약하려고 했더니,
저녁을 너무 생각없이 늘어지게 먹었던지 이미 상당수의 상가가 철시를 한 상태였다.
겨우, 셔터를 내리기 직전의 한 여행사에 들어갔더니, 다음날 튜어는 이미 사람이 가득찼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런 낭패가... 준비와 계획을 안했으면, 빠릇빠릇이라도 해야할 텐데...
그래서 종종걸음으로 칸쿤 버스 터미널로 향했는데,
다행이 다운타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걸어갈 수 있었다.
론니플레닛 유카탄(2006년판)에 따르면 유카탄지역의 주요 도시나 관광지는
튜어를 이용하지 않을 경우 ADO를 타면 된다고 나와있었는데, 자세한 시간표는 없다.
알고보니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확인이 가능한 것이었는데,
그럴 생각은 애초에 해보지도 않았느니, 결국 현장에서 "새로운 정보"를 얻는 것 밖에 도리가 없었다.
참고로 뭔가 문제가 있었던 지 아니면 원래 그런것인지 나중에 다른 곳에서 시도해보니 ADO 사이트의 인터넷 예약 시스템은 정상적으로 작동을 하지 않았고, 결국 버스표를 위해서는 항상 터미널에 가야만 했다.
터미널에서는 다른 지역의 버스표도 예약 가능하다.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는 한꺼번에 다 예약을 해 놓으면 좋을 것 같다. 내 경우도 두번정도에 나눠서 그렇게 했던 듯. 연말이나 관광객이 몰리는 시기엔 버스 좌석이 없는 경우가 많고, 등급을 낮추어야 하는 경우엔 여행 시간이 배 이상으로 걸리는 슬픔과 "고통?"을 감수해야한다.
론니플레닛에도 언급이 되어있지만, 멕시코 장거리 버스 시스템은 아주 잘 되어 있는 편이다.
내가 "편이다"라고 쓴 것은 미국 저자들이 쓴 여행기에서의 감탄이 한국사람들에겐 "나쁘진 않군" 정도로 이해될 여지가 충분 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우등고속 시스템, 그리고 세분화된 "등급체계"는 적어도 지금까지 내가 다녀본 여행지역만 가지고 비교하자면 최고 인 것 같다. 무엇보다 좌석이(만?) 비행기 비지니스 클레스 급인 한국 우등고속 시스템은 다른 곳에 대중교통 수단으로 있는지 모르겠지만 멕시코에는 없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 버스가 한국에서만 생산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ADO도 그 역사와 명성 만큼은 멕시코에서 단연 최고수준인 것도 분명하다.
ADO (아도라고 부르던듯)는 멕시코 시티 동남부 지역 주요 노선을 독점하다시피 한 버스 회사라고 들었고 실제로도 그러한데, 정확한 명칭은 이제서야 알았지만, Autobuses de Oriente 그러니까, 한국식으로 말하자면 "동부고속" 정도로 번역될 운수 회사다. 하지만 규모나 역사는 한때 광주고속이었다가 현재는 금호고속이 된 회사에 가깝다고 보면 될 듯.
접근 가능한 정보가 위키피디아 밖에 없어서 그 정보를 참조해 보면,
ADO는 멕시코에서 일등급 그리고 최고급우등(executive-class 우등버스?) 버스를 운영하는 회사다. 1939년 12월 23일 그러니까 멕시코 최대 명절중의 하나인 크리스마스 이브 바로 전날에 6대의 버스로 첫 운행을 시작했는데, 최초 운행 구간은 멕시코 시티에서 뿌에블라, 뻬로떼, 야라빠(J가 ㅇ 발음 나는게 맞다면, Jalapa), 베라크루즈였다고 한다. ADO가 "동부" 고속이 된 것은 멕시코 시티를 기준으로 동쪽에 있는 주요도시들을 운행해서인 듯 하다. 문제는 당시에는 그렇게 많은 장거리 대중교통 수요가 없었고, 도로도 매우 위험한데다가 터미널이나 정비소도 없었기에 수익에도 운행자체에도 어려움이 많았단다.
우리나라 최초의 장거리 버스 서비스가 언제 운행을 시행했는지 갑자기 궁금해져서 찾아보니, 장거리 버스는 모르겠고 시내버스는 대구에서 호텔 주인 미촌옥씨가 버스운행을 한 1920년이 버스의 최초 등장이란다. 그후 28년에 서울(경성)에 공영버스가 들어왔다고. 호기심 수준에서만 이용을 하는 수준이었다니 버스가 대중교통의 기본이 되는 역사가 전세계적으로 그리 순탄치많은 않았던 셈이다. 떼로 옮겨다니야만 할 수요라는게 결국 근대적 공장제 기계공업과 대규모 국가기구의 정비와 맞물려 있을 테고, 식민지는 신작로 역사처럼 수탈과 맞물려 있기도 하다. 사실 있는 사람은 그때나 지금이나 버스 탈 필요는 없었을 테고, 끌려가는자 동원되는자 불가피한 이주와 통근자들이 기본 수요였을 테니까..
다시 ADO로 돌아가면, ADO는 기본적으로 근대적 가치에 충실한 기업이었던 모양이다. 창사이후 모토가 "항상 최고"였다는데, 그래서 가장 최신식 버스를 들여와 운행하는 회사로 자존심을 지켜가고 있다고. 현지에서 타보니 벤츠 아니면 볼보였던 듯. (Busscar 도 있다는데 못 봤다. 사실 있어도 안보였을 거다. 모르니까.)
ADO 버스 서비스의 최고급으로 불리우는 ADO GL(Gran Linea) 은 가격이 비싸 타보진 않았는데, 비행기 기내서비스와 비슷한 차내 음료 서비스도 있다고 한다. 한데 동일 구간에서 시간의 차이는 미미하다.
아, 그리고 ADO는 차내 영화서비스가 있다. 에스빠뇰 더빙이지만..
한국 위성티비 DMB 서비스는 참 놀라운 것이긴 하다. 필요성과 과잉투자 문제를 제외하고 보면.
결정적으로 한국보다 나은 점은 차내에 화장실이 있다는 점일 듯.
물론 터미널을 제외하면 휴게소가 없다는 현실적 이유를 들 수 있겠지만, 그래도 생리적 문제로 "조이고" 앉아 술마신듯한 얼굴로 손에 땀나는 오한을 경험하지 않아도 된다.
이경우에 문제는 역시 뒷자석 승객의 후각고통에게 있겠지만, 예약을 일찍하면 좌석 선택권에 우선이 있으니...
다른 버스 회사들, UNO나 OCC와는 요금, 서비스등등이 차이가 좀 있는 것 같다. UNO는 잘 모르겠고(ADO GL급이었던 듯) OCC는 확실히 ADO보다 미묘하게 한등급 아래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정차지도 상대적으로 많을 뿐더러, 따라서 동일구간 여행시간도 많이 걸린다. 하여, 당연 가격은 싸다.
OCC는 오하까 갈때 이용했었다. 멕시코 사람 말로는 "그놈이 그놈이여"였지만, 찾아보니 OCC는 Omnibus Cristobal Colon 이란 운수회사다.
나중에 다시 말할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칸쿤에서 어쩔 수 없이 타게 된 Oriente 라는,
ADO가 운영한다던 이등급 버스는 갈길 바쁜 여행객에게는 최악이었다. 가격은 무지 싸다지만, 장거리 시내버스, 간이역의 벗 비둘기호(통일호로 바뀌었지만)급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

영어로 티켓팅 가능하다. 대부분의 경우엔.
카드를 받아주는지는 확인을 못했는데, 멕시코에서 카드 사용은 그리 편리한 것은 아니었다.
데빗카드 (국제현금카드)를 써 페소를 인출하는 경우에, 멕시코 ATM에서 일괄적으로 $7 를 빼간다.
물론 이것만 빼가는게 아니라, 계좌를 보유한 은행에서도 그보다는 작지만 또 빼간다.

다음날 아침 뚤룸행 버스를 타러가다 찍은 터미널 사진. ADO가 직접 운영한다.
터미널은 조립식 건물인데도 가건물 티가 나는 것은 아니었다.
대형 유리의 시각적 효과가 "투명성"의 근대 건축미적 가치를 표현하는가도 싶은데,
벌써 10년전의 기억이지만, 로마였던가? 그 어디에도 벽면 한쪽이 유리로만 이루어진 터미널(버스가 아니라 기차역이었지만)이 있었던 것도 같다. 무쏠리니 시대의 작품이라던가? 가물가물...

칸쿤 터미널 2층에 있는 화장실에 갔다 오다 찍은 터미널 내부 사진.
멕시코 화장실은 식당이나 카페를 제외하면 유료인데, 버스터미널 화장실은 3페소(30센트, 입석과 좌석의 구분은 없다^^)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터미널 화장실 내부(남자)에는 청소하는 아저씨가 상주하고 있었다.
나이트클럽도 아닌 데도, 이용자가 손을 씻으면 재빨리 화장지를 뽑아 주며 팁을 기대하는 바람에,
부담스럽기 그지 없었다.
사진 속 처자들이 Xel-Ha 봉다리를 들고 있는 것으로 보아, 물놀이를 연이틀째 가는 듯 싶기도 하고....

아침 버스터미널 앞 풍경. 구두를 닦는 것은 이해가 가는데,
반바지에 운동화를 닦는 풍습은 "후까시" 풍습 계보에서도 좀 독특한 듯.
뭐 한국도 청바지도 다려입는 사람 있고, 양말도 드라이크리닝 한다던데... ^^;;
설정
트랙백
댓글
글
망각의 역사: Cancun 2003 WTO 투쟁
칸쿤 여행 사진들과 감상기를 정리하다가 2003년 WTO 총회가 칸쿤에서 열렸다는 "정보"를 접한 것은 한참 전의 일이다. 그런데 그 "웹정보"들을 들여다보고도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그저 칸쿤의 휴양지에서 있을 법한 일이 있었던 것이라고 넘겨버렸을 뿐.
시애틀의 투쟁은 반 세계화 투쟁의 전기를 마련한 것이고 이래저래 아카데미 내부에서도 끊임없이 언급이 되는 것이지만, 칸쿤에서 벌어진 전세계 농민들의 WTO 농산물 협정 체결 반대 투쟁에는 그다지 "특별한" 시선이 가지 않았었다. 그리고 그 한복판에서 활복자살로써 한국의 비참한 농업 실상과 전세계 농민의 분노를 표출했던 한국 농민, 이경해씨에 대해서는 정말 까마득히 잊고 있었다.
기억의 태엽을 되감아 보니, 서울 도심에서의 격렬했던 장례, 추모 시위와 그 얼마 후 홍콩에서 열렸던 WTO 총회에 전투적으로 참가했던 한국 대표단에 대한 보수언론의 공격이 떠올랐다. 이경해씨의 죽음이 만들어낸 "농업문제"와 "반세계화" 담론의 고양을 보수언론들은 한순간에, 한국 반세계화 시위대가 죽창을 가져가고 입국 거부를 당했다는 논리로 깔아 뭉갰었다. "나라망신 시킨다"며 말이다.
그렇게 전세계 신자유주의화의 대표적 희생자들인 전세계 농민들의 절규는 도시 소시민의 삶에 흠뻑젖은 이들에게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던 것 같다.
최근 뉴스를 보니, 그나마 존재하던 농업 정책지원 정부기관들이 이명박 정부하에서 민영화되거나 통폐합될 것이라고 하는데,
도대체 21세기 신자유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농민은 어떤 존재일까하는 질문을 던져보게 되는 날이다.
오늘날 한국에서 농민들이란 어떤 사람들로 이해되고 있는 것일까? 밭을 갈아 엎고, 쌀가미니를 도로에 흩뿌리고, 고속도로를 점거하고 심지어는 미래없는 삶을 비관하며 농약을 마셔도 눈하나 깜짝하지 않는 사회. 고작 중국으로 동남아로 해외 원정 결혼을 떠나는 사람들로만 이해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삼천만 잠들었을 때 우리는 깨어~"라는 노래를 부르던 "거리의 민주화"세대는 유기농 농산물을 사먹는데만 열을 올릴 뿐 정작 농민의 삶 같은 건 관심 없어하는 것은 아닐까? 하긴 90년대 초반 이른바 WTO의 전신이었던 우르과이 라운드 (UR) 반대 투쟁을 할 적에 대장정에서 나온 한 팜플렛에서 우르과이 라운드가 체결되면 농민이 대거 농업을 포기하고 도시로 몰려와 사회불안이 야기된다는 농민에대한 "잠재적 범법자"논리를 "진보"의 이름으로 펼쳤던게 기억이 난다. 이런데 쓸말은 아니지만, 자칭 맑스주의자라던 그들의 어처구니 없는 논리에, "학출 피디" 개놈들이라며 길길이 분개했던 것 같다. 차라리 "농자지천하지대본"이고 "신토불이"라는 농협광고를 들고 나온 오늘날의 "종북주의자"들이 더 나아보이기까지 했으니까. 박정희도 새마을 운동을 통해 대규모 "산업예비군"을 확보하면서 그리 넋나간 소릴 해대지는 않았고, 그후에 잘살아보세 전두환으로 부터 노태우 시대에 본격화된 농공단지 조성 정책으로 농민을 "가두는" 작업도 상당히 이루어지던 그 시절에 그게 무슨 똥 된장 못가리는 망발이었단 말인가?
그 주장에 동조했던 자들중의 상당수가 지금 민노당에서 척결하고자 하는 "종북주의"에 대한 분노만큼이나 그들 또한 적어도 과거에 이미 "척결될" 존재였던 적이 있음을 잊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실 이미 그때 학출운동권의 다수는 "도시에서 나고 자란" 자식들이었으니까 농민의 삶이 어찌 된다는 것보다는 자기들 생활 공간이 위태로워지는게 정서적으로 더 긴급한 문제였을지도 모를일이다. 농활을 MT가듯 가기 시작했던 시기였으니까...
IMF 시기 한국의 노동자들이 "I'M Fired!"라는 티셔츠를 입고 투쟁했던 모습이 미국의 많은 학자들에게 인상적이었던 것은 분명한데, 사실 아무도 한국농민들의 칸쿤과 홍콩에서의 투쟁을 기억하지는 않는 것도 같다.
이경해씨가 생전에 울부짖었던 "WTO Kills Farmers!" 라는 구호는 "신자유주의"를 논하는 아카데미 내부에서마저도, "해프닝" 혹은 "불가피한 희생"등등의 논리속에서 파묻혀버렸다는 생각도 들고....
한국 농민의 피로쓰여진 칸쿤의 역사를 기억하지 못하고, 그저 좀 쉬어야겠다고 떠났던 내 여행의 흔적들이 몹시나 부끄러워지는 밤이다.

칸쿤의 반세계화 시위에 참여하던 생전의 이경해씨
이경해씨 글 (추모 페이지) 이경해씨 관련 WTO 투쟁 기사 (민중의 소리) : 이경해씨 추모 홈페이지 (영문)

2003년 당시 서울 거리시위 - AFP 사진

2003년 칸쿤- "이경해를 기억하라!"
설정
트랙백
댓글
글
Cancun - Downtown
별하나 보고 예수를 찾아 갔다던 동방박사들은 참으로 대단한 여행자들이었는데,
예수를 보고나서 새벽길을 다시 떠났는지 낮길을 떠났는지 조금은 궁금해지기도 한다.
석가는 태어나자마자 말을 좀 했던 것도 같은데, 예수는 말했다는 기록은 없는 것을 보면,
별로 오래 체류 할 이유도 없었을 것도 같고...
어차피 유다왕을 경배한 죄를 지은 터에 왔던 길을 되돌아갈 수 없어, 다른길을 떠났다고 하던가?
사람들의 도움을 얻어 다운타운 중심부 (El Centro)에 내리긴 했는데, 정신없이 달려대는 차들,
간판들과 비슷비슷한 건물들이 뿜어내는 불빛들 속에서 "여기가 아닌가벼"를 속절없이 되뇌었다.
Cancun 시내 지도 (구글 어스 지도는 구름낀날 찍은 것인데다가 화질도 떨어진다.)
호텔존에서 다운타운을 잇는 R-1 버스는 Tulum Ave. 를 관통하고 그곳이 시내 중심부를 이룬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시기여서, 그나마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있는 곳으로 일단 발길을 재촉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곳이 칸쿤 시청이었다. 나도 어쨌든 별단 나무를 보고 길을 찾은 것이니 동방행자는 되는 것인가?

칸쿤 시청앞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
크리스마스 트리 옆에는 무대도 설치되어 있었는데, 공연이 없었던지라 아이들만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시청건물과 트리
매우 부끄러운 사진이지만, 저 동그란 뿔달린 구조물이 다른 곳의 크리스마스에서는 좀 처럼 보기 힘든 "별" 조형물이다. 사실 별똥별에 가까운데, 자세한 상징적 의미와 조형미적 기원은 나중에 좀 찾아봐야 겠다. (아는 사람 손!)

시청 정문 위에 세워진 아기예수
솔직히 말해서 처음에 시청인줄 몰러선지 건성건성 보는 습관 때문인지, 어쨌든 "저건 무슨 떡방아 조형물일까?" 하고 생각 했었드랬다. 가끔 내 황당한 상상력에 기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Paraque de las Palapas
시청 반대쪽이 중심 상가지구인데 그 곳에 넓은 광장이 있다. 정보에 따르면 이곳에서 매주 금요일 밤 무료 음악 공연이 펼쳐진다고 한다. 거창한 공연은 아니라도, 멕시코 첫날 거리의 마리아치라도 보고 싶었지만, 한가로이 산책하는 사람들과 대낮인 줄 알고 뛰노는 아이들만 구경했다. 그러고 보니 멕시코 아이들은 어렸을 때 참 열심히 뛰노는 것 같다. 우리내 부모들이 아이들의 손을 놓아 주지 않는 것에 비하면 말이다.
그래서 남미 축구가 기초체력이 튼튼한가? 개인기도 대단하지만..

광장옆 성당
광장 옆에 조그만 성당이 하나 있었는데, 평일 저녁에도 사람들이 옹기종기 않아 미사를 보고 있었다. 거리로 문을 열어 놓은 개방적 구조가 무척 맘에 들었다. 위압적인 첨탑도 없고, 붉고 푸른 십자가가 아닌 하얀색 십자가가 모자 정수리(이런말이 있나?)마냥 붙어있는 것도 좋았고.

광장옆 식당
사람 마저 드문드문한 광장을 뒤로하고 허기를 채우기 위해 광장주변 식당을 배회하는데, 가격이 만만치 않다.
결국 광장 바로 옆에 이러저런 "특별세트 메뉴"를 대문짝만하게 광고해 놓은 식당안에 들어갔는데, 가격도 음식맛도 매우 만족스러웠다. 뭘 먹었더라? 그런데? 중심가에서 식당안에 들어가 저녁을 먹는 것도 개인당 $10 정도는 생각해야한다는 깨달음을 갖게된 순간이기도 했다. 식당안에 마리아치도 영업 중이었고, 넓은 정원이 있어서 무엇보다 내가 미국을 벗어나긴 했구나 하는 느낌을 가질 수도 있었던 듯.
설정
트랙백
댓글
글
Cancun - Zona Hotelera 해변 풍경 1
해변을 따라 늘어선 호텔, 리조트, 콘도미니엄들이 해변을 가로 막아 서있기 때문이었다.
탁트인 카리브 해안이 바로 펼쳐지길 기대했었기에 여간 실망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소나 호텔레라 지도
그래도 다행인 것은 적어도 "법적"으로는 멕시코의 모든 해변은 사적소유가 아니기 때문에(정부소유), 10개의 진입로를 통해 호텔이나 리조트등에 머무르지 않은 사람일지라도 해변에서 수영을 즐길 권리는 있다.
그러니까 상대적으로는 동남아나 남아시아의 여러 휴양지들 보다는 나은 셈이었다. 그 곳들에서는 외부인의 해변 진입자체가 "주거침임" 혹은 "사적소유권 침해"로 간주되는 범법행위이니 말이다.
하지만 해변지형이 바위등으로 곳곳을 구획하고 있기 때문에, 일부 해변은 실질적으로는 호텔이나 리조트를 통하지 않으면 진입이 불가능한 것도 사실이었다. 게다가 탈의장이나 샤워시설등등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해변 근처의 호텔이나 리조트에 머무는 것이 불가피해 보이기도 했다.
내가 머문 다운타운의 변두리 호텔도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하루에 $5 를 내면 제휴관계에 있는 해변의 한 호텔을 통해 수영을 즐길 수 있는 패키지가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All Inclusive" 호텔, 리조트에서는 외부인 자체의 출입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것이어서 매우 제한적인 "제휴"관계 하에서 운영될 수 밖에 없는 것 같았다.
어쨌든 나름대로 값싸게 칸쿤의 해안에서 수영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닌 셈이다. 남들 머무는 호텔에 "꼽싸리" 낀 듯하여 스타일이 좀 무너지겠지만 말이다.
칸쿤 해변의 "지나친 상업화"에 식상해 한 유럽인들이 칸쿤을 뒤로하고 최근에는 칸쿤에서 1시간정도 떨어진 Playa del Carmen 으로 옮겨가고 있다는데, "해변 매니아가"가 아니어서 그저 버스를 타고 잠시 "정차"해보기만 했다.
이미 계획상 칸쿤의 마지막 이틀을 해변의 리조트에서 머물기로 이미 예약한 상태였기 때문에, 첫날은 그저 해변이 어떻게 생겼나 정도를 돌아보는 것으로 오후시간을 보냈다.
이미 태양마저 퇴근 준비를 서두르고 있었고, 기온도 생각보단 꽤 쌀쌀해서인지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을 찾아 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미국적인 지극히 미국적인!
소나 호텔레라의 상업지구. 이 대형 쇼핑몰 반대편에 너른 해변이 이 "호텔존"에 Check-in 하지 않은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비바 하드락 카페!
하드락 카페 매니아가 아니어서 그런지 전세계 여러지역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이 거대한 기타 조형물이 때론 위압적이고 부담스럽다.
하드락 카페 앞에 걸린 성조기가 인상적이다.
전세계에 이 만큼 "럭셔리"한 하드락 카페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규모와 인터리어가 대단했다.
해변을 빠져나오면서 뻘줌하게 내부를 관통해 보기만 했다.

미국적인 지극히 미국적인 2
하드락 카페 보단 역시 버거킹이 싸다. 한데 버거킹 가격은 미국보다 비쌌다. 콜라 하나 마시고 싶었을 뿐인데....
가장 넓은 공용 해변? 아마도 호텔이나 리조트를 끼고 있지 않은 해변은 여기가 가장 넓지 않은가도 싶은데
사진에서 보듯 실질적으로 이쪽 해안에서 저 하얀색 호텔 반대변 해안으로 걸어서 이동할 수는 없어 보였다. 해변을 빠져나와 다른 호텔을 통하거나 아니면 다른 진입로를 통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해변의 백사장에 돌출한 바위들을 보면서 왜 호텔이나 리조트가 이 곳 대신 다른 곳을 차지했는지 이해가 갔다.
설정
트랙백
댓글
글
Cancun- Zona Hotelera 의 거리 풍경 1

퇴근-교대시간의 호텔앞 풍경
지난 주 미국은 네바다 주에서 열린 민주당 경선에서 과연 누가 승리할 것인가에 온갖 관심이 쏠려있었다. 결과는 힐러리가 여성표와 히스패닉 지지층(남편 클린턴에 대한 압도적 지지층)에 힘입어 승리했다.
그런데 이 네바다 주 경선을 통해 내가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누가 이기냐 지냐보다는 네바다주의 최대 노조가 한국에는 "요리사 노조"로 소개된 Culinary Workers Union 이고, 그 노조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 것이 민주당 경선의 최대 쟁점이었으며, 힐러리가 아닌 오바마가 이른바 "요리사 노조"의 지지를 받아냈다는 것이었다. 이들 "요리사 노조원"들의 투표를 위해서 카지노에 경선투표소를 설치하는 것 가지고 또 논란이 있었고, 점심시간을 이용해 투표하는 "노조원"들을 위해서 런치박스를 제공했다는 기사, 힐러리를 지지하는 네바다 교원노조원이 이 모든 과정에 소송을 제기했다는 등등 모든 정치기사는 과히 네바다 정치에서 "요리사 노조"의 힘을 확인시키는 것이었다. 물론 결과는 그 힘이 "표"로 나타나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는 것일텐데...
그러고보면, 한국노총이 이명박을 지지한 것도 "표수" 보다는 대체로 "표심"의 구색을 맞춰주는 것이었던 것 같긴 하다. 그래도 그렇지 이명박 지지하고 "팽"당할 것을 예상 못 한 한국 노총지도부는 무슨 정치의식을 가진 것일까? 뭐 "계급의식"에 대한 환타지를 버리게 해주는 좋은 교과서적 사례이긴 하지만!
잠깐 어줍잖게 딴지를 좀 걸자면, 나는 Culinary Workers Union 을 "요리사 노조"로 번역한 한국 신문들이 의도적이던 의도하지 않았던지 간에 "노동자 연대"에 대한 편협한 관점을 내보였다고 생각한다. 네바다에 메가 카지노 호텔들이 한둘이 아니고 주의 기반 산업이 바로 이 호텔업과 부대 서비스업이라는 사실은 분명한데, 그렇다고 "요리사"만 그리 막강한 파워를 가진 조직으로 "연대"한 것은 아니다.
Culinary Workers Union 은 한국에서 보자면 식당 사장들의 연합체로만 존재하는 "대한 요식업 중앙회"에 준하는, 그러니까 보다 광범위한 의미의 "요식업 노동자 노조"가 더 바른 표기인 것 같다. 바나 식당, 그리고 호텔에서 다양한 형태의 "임노동"을 판매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연대가 바로 미국의 "요식업 종사자 노조"라고 할 수 있다. 식당의 "서빙" "접시닦기"등등 모든 형태의 노동자들이 그들의 정당한 권리와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결합해 있는 단체라는 것이다.
멕시코로 돌아오면, 칸쿤도 "리조트의 도시"라는 명성을 고려하면 네바다와 별반 다른 조건은 아닌 듯 했다. 물론 칸쿤에서도 미국의 "요식업 노동자 노조"와 같은 조직이 정치적 힘을 발휘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나중에 다시 언급할 기회가 있겠지만, 멕시코 최대의 노조는 교원노조다. 한국도 민노총의 최대주주는 교원노조이다) 어쨌든 관광업으로 "먹고 살아야만 하는" 산업구조하에서 그리고 초국적 호텔자본이 지배하고 있는 "해변"을 가진 도시에서 호텔에서 일하는 사람의 "다수적" 위상은 분명한 것 같았다.
늦은 점심을 먹고 Zona Hotelera 에 도착하니 이미 해가 뉘엇뉘엇 저물어가고 있었다. 셔틀에서 내리니, 거리 곳곳엔 교대와 퇴근을 하는 호텔 노동자들이 아직 해변에서 "광합성"을 즐기고 있을 여행객들 보다 많아 보였다.

칸쿤 뽀빠이?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는 라이터를 하나 사기 위해, 해변으로 가는 대신 반대편 상가쪽을 돌아보고 있는데, 오랜만에 출몰한 "누렁이"에 모두들 관심이 많았다. 인종적 "지식"을 가늠하는 스무고개 같은 대화였는데, 처음에는 "치노 (Chino 중국사람)"냐고 묻고 아니라면, "자뽕(Japon 일본)"하고 묻다가 한국사람이라고 대답하면 "아~ 꼬레아노 Coreano" 로 화답하는 대화가 종종거리는 발걸음 사이로 오고 갔다.

시가를 마는 장인의 손길
편의점이 안보여서 결국 시가를 판매하는 가게에 들어가 일회용 가스 라이터를 천원이나 주고 샀는데, 안에 보니 아저씨가 시가를 직접 말고 있었다.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칸쿤은 지리적으로 쿠바와 가장 가까운 곳이어서, 젊은 배낭여행객의 상당수는 칸쿤에 오는 이유가 쿠바에 입국하려는 것이기도 하다. 거리 곳곳의 여행사에 약 $200 대에서 비자+왕복항공료를 보장하는 광고가 붙어있었다.
혹시나 해서 아저씨에게 시가잎들이 쿠바산인가 하고 물었더니 멕시코 산이란다. 수제 시가를 한대 피워보고 싶었지만, 나이트 클럽이나 바에서 혹은 해변에서 "후까시" 잡을 "여력"이 안되는 주제를 알기에 사진만 찍고 나왔다.
설정
트랙백
댓글
글
Cancun - Zona Hotelera 가는 길
셔틀 버스를 타고 가며 담아 본 거리 풍경들.

멕시코의 대중교통은 초심자에겐 상당한 도전으로 다가왔다. 대중 교통이 잘 갖추어졌다는게 어떤 기준인지 모르겠지만, 칸쿤에도 버스는 있다. 다만, 번호로 인식되는 정규버스 노선과 행선지로 인식되는 Collectivo (뭐라고 번역해야하나?)가 뒤섞여 있는데다가 안내 표지판 같은게 없어서 어떻게 돌아다니는 버스인지 알아채기가 쉽지 않았다.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번호가 부여된 정규노선이 커버하지 못하는 노선을 대개 이 콜렉티보가 담당해 내는 것 같았다. 한국의 마을버스와 군내버스가 결합한 시스템 같아 보였는데, 사진에서 처럼 차창에 행선지를 낙서하듯 적어 놓고 다니는 것으로 보아 안정된 루트를 가지고 운행하는 것 같아 보이진 않았다.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몰려든 많은 이들이 도시 내에 거주하지 못하고 도시외곽에 집단 거주지를 형성하고 있는 사정이고 보면 이런 버스가 주요도로를 오가는 정규노선 버스보다 실질적인 "서민의 발"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해 보였다.
사실 차에 관심이 있었다기 보단, 신호등에 멈춰선 차 속, 유리창 밖을 내다보는 여인때문에 찍은 것이어서 복구할 기억같은게 별로 없다. 여행자인 나는 호텔에서 운행하는 셔틀을 타기로 되어 있었고 칸쿤에 머무는 동안에 한두번을 제외하고는 그나마도 대부분 택시를 이용했다.
칸쿤의 정규노선 버스는 이른 저녁시간에 운행을 종료한다고 호텔 프런트에서 알려줬다. (확인해보니 호텔과 다운타운은 24시간이란다. 기억이 가물가물 한데 다운타운에서 호텔까지 버스가 없다는 말이었는지...)


하수도를 정비하는 공사를 하시던 아저씨가 카메라 들고 두리번 거리던 나를 보고 포즈를 취해줬다. 길 건너 편에서 찍은 사진이라, 정작 아저씨의 모습을 제대로 담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다.

눈감은 아저씨가 더 정감 있어 보이는 건 왜일까?
군대에서 작업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저렇게 구덩이에 들어가서 하는 작업이라는게 허리가 끊어질 듯한 잠 못 이룰 고통을 안겨준다. 아저씨도 사진 포즈를 핑계로 허리 한번 쭈욱 펴주셨던 듯.

사실 관광단지 진입로만 비교하자면 제주도 중문단지 진입로가 돈 쓴 흔적 팍팍나고 화려한 듯도 하다.
멕시코 도시들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차가 저 빨간색 "뉴비틀"같은 차종이었는데 ("비틀"),
한국에서 부잣집 아들 딸들의 전유물로 굴러다니던 이미지완 다르게, 멕시코에서는 대부분 연식이 상당히 오래된 중고차들이었다.
유럽에서 중고차를 집중적으로 들여오는 루트가 있는 것인가 할 정도로 정말 흔해 빠졌는데 (확인해보니 멕시코 현지 생산이었음), 나중에 저 빨간색 비틀과 똑같은 차를 소유하고 있던 젊은이에게 들으니, 멕시코에서 "가장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차중에 하나라고 한다. 전세계에서 배기가스 배출 기준이 가장 높은 곳이 유럽이라고 들었는데, 정작 자국에서 차량정기검사를 통과하지 못 할 차들을 멕시코같은데 팔아먹는 것 아닌가?
다녀본 멕시코 도시들에서, 도시 매연과 소음의 대표적 주범이 저 중고 비틀이었다.
정말 환경을 좀먹는 벌레같은 차가 되어버렸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설정
트랙백
댓글
글
Cancun의 이동통신 판촉 모델- 신자유주의의 초상
귀에 익은 댄스 뮤직이 흘러나오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더니,
아무도 걸어다니지는 않을 것 같은 길목에 한 여인이 춤을 추고 있다.
한국의 나레이터 모델처럼. 그러나 사탕으로 입을 봉한채 대신 광고 전단을 한손에 들고.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아 심심했는지 가게 앞에 나와 앉은 한 남정네만 보면서 춤을 추던데,
다가가서 사진이나 찍자고 할 것을, 후회가 막심이다. 내 인생은 항상 왜 이리 우물쭈물 주저주저일까.

망원 렌즈, 수전증 인증 샷.
이름모를 칸쿤의 "언니"께서 판촉하고 계시던 것은, Telcel 이라는 멕시코 최대의 이동통신회사였다.
"황금알"을 낳는다는 "첨단" 이동통신 시장이 창출한 "일자리"에서,
한국에서도 그렇듯, "몸쓰는" 바람잡이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Telcel 이라는 회사는 멕시코 핸드폰 사용자의 80%를 독점하는 괴물 같은 회사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 쓰던 내 AT&T 핸드폰도 별도의 신청도 없이 자동으로 Telcel 로 로밍이 되어버리던데,
알고보니 멕시코 뿐만 아니라 라틴아메리카의 GSM 기반 무선 통신 시장을 싸그리 장악하고 있는 "독점재벌"이란다. 그나저나 AT&T는 내 의향이나 좀 물어보고 나를 멕시코 회사에 팔아먹던가 말이지, 전에 캐나다에서도 그러더니, 역시 NAFTA의 위력은 이런것인가 싶었다.
Telcel 의 모기업은 중남미 최대의 기업으로 알려져 있는 América Móvil 이다.
아메리카 모빌은 하비의 "신자유주의: 간략한 역사"에 소개될 정도로 "돈되는 데만 투자"하는 회사로도 악명이 높다.
이미 작년 10월 포브스에서 발표를 통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전세계 최고의 부자, Carlos Slim Helú (카를로스 슬림이라고 보통 표기한다)가 이 회사의 회장이다.
빌게이츠와 워렌 버핏을 누른 이시대 최고의 부자가 멕시코 기업가라는데 모두들 고개를 갸우뚱 할 수 밖에 없었는데, 사실 그 만큼 카를로스의 "축재과정"은 멕시코 정치에 있어서 지극히 문제적인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카를로스 슬림이 클린턴이 주도하는 글로벌 이니셔티브에서 발언하는 사진이란다. 하긴 클린턴이 관철시킨 NAFTA로 멕시코 농민들이 죽음으로 내몰릴 때, 그 최대 수혜자가 이 카를로스가 아니던가?
카를로스가 세계 최대 부자가 된 가장 큰 기반은 1990년대 멕시코 정부의 "유선전화사업 민영화"에 있었다. 우리 MB 아저씨가 추진한다는 우체국 민영화도 똑같은 논리이듯, 국가 기간사업의 민영화는 시장의 논리에 따른 보다 나은 서비스 제공이라는 명목하에서 정당화 된다. 사실 국가 기간사업이 적자가 난다면 다른 세원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그러니까 부자들에게 그리고 투기성 경제행위로 부터 세수를 확보할 수도 있는 문제인데, 신자유주의 논리는 절대 소수 부자의 "부"를 건들지 않겠다는 철칙을 가진 듯 진행된다. 농촌에서 섬에서 편지로 고국의 소식을 주고 받고 보건소 진료에 의존하는 "다문화가정"은 애초에 고려 해 볼 생각도 안한 채, 재벌들의 법인세는 감면해주고 우체국, 의료보험등등은 민영화하겠다는 논리를 펼치는 과단성에 지금 한국은 열광하고 있으니....
어쩌면 문제의 핵심은 국가 기간 사업이 적자가 나고 있던 어떻든 간에, 그 기간 사업이 그나마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기반을 갖춘 것은 전적으로 "국민의 세금"이었다는 사실을 국가가 "시장논리"라는 불가피함으로 포장해서 잊어버리게 한다는데 있지 않은가 싶다.
"합법을 가장한 부의 탈취" 이것이 신자유주의의 초상이다.
신자유주의 하의 국민들은 자신들이 내온 세금이 어느날 갑자기 한 개인의 "부"로 전환된다는 사실을 "당연스레" 경험하게 된다.
결국 세계 최대 부자 카를로스의 재산은 사실상 멕시코 국민의 세금을 어느날 갑자기 가로챈 "합법적 도둑질"의 결과이고, 국가를 대신해 직접 세금 걷이에 나선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멕시코의 경우에도 유선전화사업 민영화는 정치적 결정이었다. 또, 통신사업 개방을 NAFTA 협정시 한시적으로 유예함으로써 카를로스의 독점적 지위를 보장해 주기까지했다. "자유무역협정" 속에서 멕시코 농민들이 토지를 잃고 파산해 갈 때 멕시코 정부가 한 것은 결국 "부자 한사람" 만들어주기였던 셈이다.
사실상 정권을 인수한 정부가 대체로 국가 기간 사업의 민영화를 추진 하는 것은, "자본에게 떡밥"을 던지는 정치적 제스처이기도 하다.
한국이 멕시코의 신자유주의 정책의 수순을 밟지 않는다고 어떻게 장담할 수 있을까?
이미 노무현 정권하에서 삼성은 카를로스 처럼 "벼락부자"로 등극하지는 않았지만(엄밀하겐 이미 박정희가 해줬으니 불필요한 것이고), 정치적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성장하지 않았나?
MB에게 기대를 한껏 거는 현대가 이제 그 바통을 넘겨 받을 것인가?
"부자가 되는 길을 가로막지 맙시다" 라는 신자유주의의 허울 좋은 논리가 "몇 사람"의 부자 만들기로 귀결 되지 않기 위해서 멕시코의 사례는 유념해 볼 필요가 있다.
아무도 세계 최고의 부자를 가진 "멕시코"라고 자랑스러워 하진 않으니 말이다.

공구상은 셔터내리고, 이동통신은 판촉에 나서고...

논란의 여지가 있겠지만, 굽은 어깨로 보아 전직이 모델이셨던 것은 아니었나 본데, 신자유주의가 여성을 농업에서 해방시켜 어깨는 펴주는 것일까 하는 말도안되는 생각을 해봤다.
설정
트랙백
댓글
글
칸쿤 시내 풍경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던 여행을 했으니 정리라도 차근차근 해 보는 것이 지난시간에 대한 예의인 듯 하다.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모르지만 이대로 계속 정리를 해보기로 한다.
칸쿤은 리조트의 도시다.
대부분 리조트 도시들이 탐험가, 식민자들의 역사와 얽혀있는 반면에 칸쿤은 매우 근대적인 이른바 "계획 휴양 도시" 이다. 오늘날의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1950년대 까지도 칸쿤은 버려진 땅에 가까웠다고 한다.
말그대로 "모기", "악어" 그리고 "모래언덕"이 전부였던 이 지역이 전세계적인 휴양지로 거듭나는데는, 멕시코 정부의 야심찬 국가주도 개발 계획이 놓여있었다.
1960년 중반 미국에서 개발 자금을 빌린 방코 드 멕시코가 "휴양지 개발 최적지"를 찾아나선 끝에, 미국과 유럽인들을 모두 불러들일 수 있는 천혜의 장소로 칸쿤을 "찍었다"고 한다. (위키 피디아에서는 심지어 "컴퓨터가 찍은 곳"이라고까지 소개하고 있다.)
소자(Soja)가 이야기 했던가? 장소를 이해하는데는 시간이 걸린다고? 컴퓨터가 찍은 땅이라고 모든게 척척 진행되었던 것은 아니었나 보다.
"버려진 땅"을 카리브해 최대의 휴양지로 바꾸어내기 위해서는 공간적 가능성을 증명할 필요가 있었다는데, 어차피 멕시코인을 위한 휴양지가 처음부터 아닌 바에야 일단 장소적 꽃단장이 필요했던 모양이다. 멕시코 정부가 9개 호텔을 해변에 짓고 나서야 그 "가능성"을 인정한 초국적 여행자본(패리스 힐튼네라던지 하야트등)의 본격적 투자가 이루어 졌다고 한다.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기존 호텔 인수가(하야트등) 해외자본의 진출을 통해 이루어진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었던 듯하다.
1990년대, 2000년대 전세계 최고의 휴양지중 하나로 각광을 받던 칸쿤에 시련이 닥친 것은,
2005년에 불어닥친 초특급 허리케인, 윌마였다. 대부분의 호텔들이 정상영업이 불가능할 정도의 피해를 입었을 뿐만 아니라, 해변도 허리케인이 몰고 온 잔해들로 상처를 입었다고 한다. 고급휴양지에서 여행덤핑상품이 넘쳐나는 곳으로 바뀌고, 미국 부잣집 대학생들의 봄방학 휴양지로 명성을 얻게 된 것도 이즈음이 아니었나 싶다.
츠나미 피해를 입은 동남아 휴양지들도 그렇다지만, 칸쿤도 멕시코 정부의 집중적인 복구 투자와 전세계 투자처를 물색중인 중국 자본까지 몰려 들어와 매우 빠른속도로 복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중국자본까지 몰려들어와"는 아래 댓글 참조..)
집을 잃은 사람들에 대한 지원 보다 "산업"에 대한 지원이 먼저 이루어지는 것이 이런 "피해복구" 과정에 적용되는 자본주의적 문법이다.

다운타운 거리의 버려진 건물 터. 리조트 호텔 구역을 제외하면 이런 곳이 다운타운 외곽에 상당히 많았다.
칸쿤이 리조트의 도시라고는 하지만, 그건 신혼부부나 미국, 유럽 중상층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이름이고, 가난한 배낭 여행자들은 리조트가 독식한 해변에서 떨어진 다운타운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다운타운 호텔도 멕시코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가격이 만만치 않다. 전반적으로 칸쿤의 물가는 멕시코 최고라고 알려져 있다.
공항에서 예약한 호텔로 이동을 하는데, 역시 "가격에만 집중"한 인터넷 예약은 가서 보기 전 까진 알수가 없는 것 같다.
다운 타운 호텔이라고 하던데, 내가 묵는 호텔은 그나마 다운 타운에서도 변두리에 있는 것 아닌가?
해변에서 멀어져, 해변 호텔구역을 뒤로하고 내륙으로 자꾸만 들어가는 차창 밖으로,
칸쿤 여행 가이드북들에선 보지 못 할 경치만이 쭉 펼쳐졌다.

신축중인 콘도미니엄, 별장(vacation home)들.

역시 칸쿤 부동산 시장의 최고 고객은 미국인인 듯. 공사현장에 붙어있는 미국내 분양사무소 전화번호가 인상적이었다.

개발의 역사는 아무것도 없었던 곳에 "낙원"의 이미지를 써간다. 그나저나 멕시코에서 활동하는 많은 국제 환경단체가 지적하듯, 저 "처녀지" 속 수천년 살아온 동식물들은 또 어찌 될 것인가?
RECENT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