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the Adult Only Resort

성인전용 리조트 내부에서 SLR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것 자체가 민망한 일이었다.
옷벗고 다니는 사람들 보다 더 시선을 많이 받게 되니 상황이 난감하다 못해 심리적으로 위축당할 지경이었다.

그래도 셔터는 못 누를지언정 꿋꿋이 가지고는 다녔는데,
대개는 어쩔 수 없이 똑딱이 카메라로 몰카아닌 몰카를 찍을 수 밖에 없었다.
똑딱이의 위력은 그러니까, 그 대중성에 있는 것 도 같다.
아무도 눈여겨 보지 않는다는....
 
사진촬영 금지는 아니어서 사실 철판두르고 찍을 수도 있었는데, 워낙 피부색만으로도 튀는데다가 외소한 체격조건에다가 몸에 구멍 뚫고 그림한점씩 피부에 표구해서 다니시는 분들도 많아서 자제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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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간식을 먹는 식당


이 리조트에서 가장 맘에 드는 것이 있었다면, 무료로 제공되는 식당과 바였다.
공짜라는 사실에 어떻게하든 먹는 것으로 남겨볼려고 열심히 노력했다. 오후 3시 부터 다음날 12시까지니까 24시간이 안되는데 그 사이에 한 다섯번은 식당에 갔던 것도 같고....

배가 산만해져서 리조트를 돌아다니는게 좀 민망했지만, 뭐 어차피 수영도 못하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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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낄라 수중배구 타임


경고문에 "예외"로 적혀있던 "데낄라 배구" 타임이 내가 한참 간식을 배에 밀어넣고 있던 식당 앞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대개 30대 중반 40대의 아줌마 아저씨들이었기에, 근접해서 탈의상태를 점검할 의욕이 생기기 보다는 공짜에 눈 뒤집힌 식욕에 응답하는게 더 즐거웠던 듯. 중년의 몸이라는게 참 미학적으로 애매한 카테고리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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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먹고 나오니 "데낄라 배구 참가자"들이 기념사진 촬영을 하고 있었다.

내가 머물던 일박 이일 동안 두명의 "누드" 아줌마가 리조트를 휩쓸고 다녔다.
처음에는 리조트에서 고용한 바람잡이 아주머닌가 오해도 했었다.

안타깝게도 이 "성인전용" 리조트라는게 한국의 "성인전용 나이트"와 비슷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러고 보니 성인이라는게 아주 폭넓은 연령대를 아우르는 규정이라는 사실을  내가 간과했던 것도 같고, "성인전용"의 "물"에 대한 리뷰가 아닌 가격에 지나치게 열광하는 경박함이 있었던 것도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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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절묘하게 "검열"을 해주시다니! 아저씨 멋쟁이!


나중에 알게되었지만, 내가 머무르던 일박 이일 동안 리조트를 휩쓸고 다니셨던 저 아주머니는 텍사스에서 자신의 40번째 생일을 자축하기 위해 오신 분이란다.

리조트를 돌아다니며 남정네 40명을 찾아서 기념 촬영하겠다고 소리를 지르고 다니셔서,
혹시나 "이국적"인 맛에 나도 붙잡혀 갈까봐 몹시 조마조마 했었다.
남자들은 옷 안벗어도 된다고 소리를 지르고 다녔는데....

오른쪽 아저씨는 리조트 공식 레크레이션 담당자. 영어와 에스빠뇰을 섞어가며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을 하시던 분인데, 외국에도 한국의 나이트 디제이 같은 입담을 자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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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e shoes bar: 앞 경고문 참고.


공짜 마가리타를 마시기 위해서 나도 빈번히 왔다갔다 했던 바다.

왼쪽편 아주머니도 "누디티"라는 것이 그냥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사실을 내게 몸으로 알려주신 분이시다.
그런데 왜 그런 당연한 사실이 자꾸 안타깝게 느껴졌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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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ything goes!


아마도 매일 점심때 하는 프로그램인 것 같은데, 이 리조트의 자랑인 Anything goes 프로그램이다.

앞서 나온 아주머니가 일등을 해서 뭔가 상품을 받았었는데, 이 프로그램의 자세한 내용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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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ything goes 참가자 기념촬영


이 충격적인 사진은 세명의 결선진출 아주머니와 덩달이 아저씨들의 기념 촬영 사진이다.
아저씨 아줌마들의 자유분방함에 내가 다 민망해졌는데, 역시 전세계적으로 이 연령대 사람들이 한 용감 하시는 것인지..
사실 연령대로만 보자면, 나도 "원 오브 뎀"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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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손....!


참고로 이 모든 과정을 다들 사진기 들고 찍고 다닌다. Facebook 에 올리실려고 그러는지 어쩌는지는 모르겠지만, 한국에서는 이 사진 한장만으로도 충분히 저 10여명의 아줌마 아저씨들이 매우 피곤한 일상을 살아야 하실지도 모를텐데... 유럽과 미국에서 온 아줌마 아저씨들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우리나라 아줌마 아저씨들도 언젠가 동남아 리조트들에서 저런 날이 올 것인가?
뭐 자기들끼리 논다는데야...
어쩌면 현지인들 못 살게 구느니 저렇게 리조트에 틀어 박혀서 "일탈"을 즐겨보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