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리스트
Portraits of Kaleidoscope/¡Viva Mexico! 2007에 해당되는 글 30건
- 2008.01.28 Cancun - Zona Hotelera 해변 풍경 1
- 2008.01.23 Cancun- Zona Hotelera 의 거리 풍경 1
- 2008.01.22 Cancun - Zona Hotelera 가는 길 3
- 2008.01.21 Cancun의 이동통신 판촉 모델- 신자유주의의 초상
- 2008.01.21 Cancun Hotel Terra Caribe 4
- 2008.01.21 칸쿤 시내 풍경 11
- 2008.01.19 Cancun 공항
- 2008.01.18 멕시코 가는길 - RDU & 필라델리아 공항 2
- 2008.01.16 "노래 하나 멕시코 한 쪽" - ¡Viva México!
- 2008.01.11 ¡Hola Mexico!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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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cun - Zona Hotelera 해변 풍경 1
해변을 따라 늘어선 호텔, 리조트, 콘도미니엄들이 해변을 가로 막아 서있기 때문이었다.
탁트인 카리브 해안이 바로 펼쳐지길 기대했었기에 여간 실망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소나 호텔레라 지도
그래도 다행인 것은 적어도 "법적"으로는 멕시코의 모든 해변은 사적소유가 아니기 때문에(정부소유), 10개의 진입로를 통해 호텔이나 리조트등에 머무르지 않은 사람일지라도 해변에서 수영을 즐길 권리는 있다.
그러니까 상대적으로는 동남아나 남아시아의 여러 휴양지들 보다는 나은 셈이었다. 그 곳들에서는 외부인의 해변 진입자체가 "주거침임" 혹은 "사적소유권 침해"로 간주되는 범법행위이니 말이다.
하지만 해변지형이 바위등으로 곳곳을 구획하고 있기 때문에, 일부 해변은 실질적으로는 호텔이나 리조트를 통하지 않으면 진입이 불가능한 것도 사실이었다. 게다가 탈의장이나 샤워시설등등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해변 근처의 호텔이나 리조트에 머무는 것이 불가피해 보이기도 했다.
내가 머문 다운타운의 변두리 호텔도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하루에 $5 를 내면 제휴관계에 있는 해변의 한 호텔을 통해 수영을 즐길 수 있는 패키지가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All Inclusive" 호텔, 리조트에서는 외부인 자체의 출입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것이어서 매우 제한적인 "제휴"관계 하에서 운영될 수 밖에 없는 것 같았다.
어쨌든 나름대로 값싸게 칸쿤의 해안에서 수영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닌 셈이다. 남들 머무는 호텔에 "꼽싸리" 낀 듯하여 스타일이 좀 무너지겠지만 말이다.
칸쿤 해변의 "지나친 상업화"에 식상해 한 유럽인들이 칸쿤을 뒤로하고 최근에는 칸쿤에서 1시간정도 떨어진 Playa del Carmen 으로 옮겨가고 있다는데, "해변 매니아가"가 아니어서 그저 버스를 타고 잠시 "정차"해보기만 했다.
이미 계획상 칸쿤의 마지막 이틀을 해변의 리조트에서 머물기로 이미 예약한 상태였기 때문에, 첫날은 그저 해변이 어떻게 생겼나 정도를 돌아보는 것으로 오후시간을 보냈다.
이미 태양마저 퇴근 준비를 서두르고 있었고, 기온도 생각보단 꽤 쌀쌀해서인지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을 찾아 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미국적인 지극히 미국적인!
소나 호텔레라의 상업지구. 이 대형 쇼핑몰 반대편에 너른 해변이 이 "호텔존"에 Check-in 하지 않은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비바 하드락 카페!
하드락 카페 매니아가 아니어서 그런지 전세계 여러지역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이 거대한 기타 조형물이 때론 위압적이고 부담스럽다.
하드락 카페 앞에 걸린 성조기가 인상적이다.
전세계에 이 만큼 "럭셔리"한 하드락 카페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규모와 인터리어가 대단했다.
해변을 빠져나오면서 뻘줌하게 내부를 관통해 보기만 했다.

미국적인 지극히 미국적인 2
하드락 카페 보단 역시 버거킹이 싸다. 한데 버거킹 가격은 미국보다 비쌌다. 콜라 하나 마시고 싶었을 뿐인데....
가장 넓은 공용 해변? 아마도 호텔이나 리조트를 끼고 있지 않은 해변은 여기가 가장 넓지 않은가도 싶은데
사진에서 보듯 실질적으로 이쪽 해안에서 저 하얀색 호텔 반대변 해안으로 걸어서 이동할 수는 없어 보였다. 해변을 빠져나와 다른 호텔을 통하거나 아니면 다른 진입로를 통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해변의 백사장에 돌출한 바위들을 보면서 왜 호텔이나 리조트가 이 곳 대신 다른 곳을 차지했는지 이해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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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cun- Zona Hotelera 의 거리 풍경 1

퇴근-교대시간의 호텔앞 풍경
지난 주 미국은 네바다 주에서 열린 민주당 경선에서 과연 누가 승리할 것인가에 온갖 관심이 쏠려있었다. 결과는 힐러리가 여성표와 히스패닉 지지층(남편 클린턴에 대한 압도적 지지층)에 힘입어 승리했다.
그런데 이 네바다 주 경선을 통해 내가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누가 이기냐 지냐보다는 네바다주의 최대 노조가 한국에는 "요리사 노조"로 소개된 Culinary Workers Union 이고, 그 노조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 것이 민주당 경선의 최대 쟁점이었으며, 힐러리가 아닌 오바마가 이른바 "요리사 노조"의 지지를 받아냈다는 것이었다. 이들 "요리사 노조원"들의 투표를 위해서 카지노에 경선투표소를 설치하는 것 가지고 또 논란이 있었고, 점심시간을 이용해 투표하는 "노조원"들을 위해서 런치박스를 제공했다는 기사, 힐러리를 지지하는 네바다 교원노조원이 이 모든 과정에 소송을 제기했다는 등등 모든 정치기사는 과히 네바다 정치에서 "요리사 노조"의 힘을 확인시키는 것이었다. 물론 결과는 그 힘이 "표"로 나타나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는 것일텐데...
그러고보면, 한국노총이 이명박을 지지한 것도 "표수" 보다는 대체로 "표심"의 구색을 맞춰주는 것이었던 것 같긴 하다. 그래도 그렇지 이명박 지지하고 "팽"당할 것을 예상 못 한 한국 노총지도부는 무슨 정치의식을 가진 것일까? 뭐 "계급의식"에 대한 환타지를 버리게 해주는 좋은 교과서적 사례이긴 하지만!
잠깐 어줍잖게 딴지를 좀 걸자면, 나는 Culinary Workers Union 을 "요리사 노조"로 번역한 한국 신문들이 의도적이던 의도하지 않았던지 간에 "노동자 연대"에 대한 편협한 관점을 내보였다고 생각한다. 네바다에 메가 카지노 호텔들이 한둘이 아니고 주의 기반 산업이 바로 이 호텔업과 부대 서비스업이라는 사실은 분명한데, 그렇다고 "요리사"만 그리 막강한 파워를 가진 조직으로 "연대"한 것은 아니다.
Culinary Workers Union 은 한국에서 보자면 식당 사장들의 연합체로만 존재하는 "대한 요식업 중앙회"에 준하는, 그러니까 보다 광범위한 의미의 "요식업 노동자 노조"가 더 바른 표기인 것 같다. 바나 식당, 그리고 호텔에서 다양한 형태의 "임노동"을 판매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연대가 바로 미국의 "요식업 종사자 노조"라고 할 수 있다. 식당의 "서빙" "접시닦기"등등 모든 형태의 노동자들이 그들의 정당한 권리와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결합해 있는 단체라는 것이다.
멕시코로 돌아오면, 칸쿤도 "리조트의 도시"라는 명성을 고려하면 네바다와 별반 다른 조건은 아닌 듯 했다. 물론 칸쿤에서도 미국의 "요식업 노동자 노조"와 같은 조직이 정치적 힘을 발휘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나중에 다시 언급할 기회가 있겠지만, 멕시코 최대의 노조는 교원노조다. 한국도 민노총의 최대주주는 교원노조이다) 어쨌든 관광업으로 "먹고 살아야만 하는" 산업구조하에서 그리고 초국적 호텔자본이 지배하고 있는 "해변"을 가진 도시에서 호텔에서 일하는 사람의 "다수적" 위상은 분명한 것 같았다.
늦은 점심을 먹고 Zona Hotelera 에 도착하니 이미 해가 뉘엇뉘엇 저물어가고 있었다. 셔틀에서 내리니, 거리 곳곳엔 교대와 퇴근을 하는 호텔 노동자들이 아직 해변에서 "광합성"을 즐기고 있을 여행객들 보다 많아 보였다.

칸쿤 뽀빠이?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는 라이터를 하나 사기 위해, 해변으로 가는 대신 반대편 상가쪽을 돌아보고 있는데, 오랜만에 출몰한 "누렁이"에 모두들 관심이 많았다. 인종적 "지식"을 가늠하는 스무고개 같은 대화였는데, 처음에는 "치노 (Chino 중국사람)"냐고 묻고 아니라면, "자뽕(Japon 일본)"하고 묻다가 한국사람이라고 대답하면 "아~ 꼬레아노 Coreano" 로 화답하는 대화가 종종거리는 발걸음 사이로 오고 갔다.

시가를 마는 장인의 손길
편의점이 안보여서 결국 시가를 판매하는 가게에 들어가 일회용 가스 라이터를 천원이나 주고 샀는데, 안에 보니 아저씨가 시가를 직접 말고 있었다.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칸쿤은 지리적으로 쿠바와 가장 가까운 곳이어서, 젊은 배낭여행객의 상당수는 칸쿤에 오는 이유가 쿠바에 입국하려는 것이기도 하다. 거리 곳곳의 여행사에 약 $200 대에서 비자+왕복항공료를 보장하는 광고가 붙어있었다.
혹시나 해서 아저씨에게 시가잎들이 쿠바산인가 하고 물었더니 멕시코 산이란다. 수제 시가를 한대 피워보고 싶었지만, 나이트 클럽이나 바에서 혹은 해변에서 "후까시" 잡을 "여력"이 안되는 주제를 알기에 사진만 찍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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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cun - Zona Hotelera 가는 길
셔틀 버스를 타고 가며 담아 본 거리 풍경들.

멕시코의 대중교통은 초심자에겐 상당한 도전으로 다가왔다. 대중 교통이 잘 갖추어졌다는게 어떤 기준인지 모르겠지만, 칸쿤에도 버스는 있다. 다만, 번호로 인식되는 정규버스 노선과 행선지로 인식되는 Collectivo (뭐라고 번역해야하나?)가 뒤섞여 있는데다가 안내 표지판 같은게 없어서 어떻게 돌아다니는 버스인지 알아채기가 쉽지 않았다.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번호가 부여된 정규노선이 커버하지 못하는 노선을 대개 이 콜렉티보가 담당해 내는 것 같았다. 한국의 마을버스와 군내버스가 결합한 시스템 같아 보였는데, 사진에서 처럼 차창에 행선지를 낙서하듯 적어 놓고 다니는 것으로 보아 안정된 루트를 가지고 운행하는 것 같아 보이진 않았다.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몰려든 많은 이들이 도시 내에 거주하지 못하고 도시외곽에 집단 거주지를 형성하고 있는 사정이고 보면 이런 버스가 주요도로를 오가는 정규노선 버스보다 실질적인 "서민의 발"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해 보였다.
사실 차에 관심이 있었다기 보단, 신호등에 멈춰선 차 속, 유리창 밖을 내다보는 여인때문에 찍은 것이어서 복구할 기억같은게 별로 없다. 여행자인 나는 호텔에서 운행하는 셔틀을 타기로 되어 있었고 칸쿤에 머무는 동안에 한두번을 제외하고는 그나마도 대부분 택시를 이용했다.
칸쿤의 정규노선 버스는 이른 저녁시간에 운행을 종료한다고 호텔 프런트에서 알려줬다. (확인해보니 호텔과 다운타운은 24시간이란다. 기억이 가물가물 한데 다운타운에서 호텔까지 버스가 없다는 말이었는지...)


하수도를 정비하는 공사를 하시던 아저씨가 카메라 들고 두리번 거리던 나를 보고 포즈를 취해줬다. 길 건너 편에서 찍은 사진이라, 정작 아저씨의 모습을 제대로 담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다.

눈감은 아저씨가 더 정감 있어 보이는 건 왜일까?
군대에서 작업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저렇게 구덩이에 들어가서 하는 작업이라는게 허리가 끊어질 듯한 잠 못 이룰 고통을 안겨준다. 아저씨도 사진 포즈를 핑계로 허리 한번 쭈욱 펴주셨던 듯.

사실 관광단지 진입로만 비교하자면 제주도 중문단지 진입로가 돈 쓴 흔적 팍팍나고 화려한 듯도 하다.
멕시코 도시들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차가 저 빨간색 "뉴비틀"같은 차종이었는데 ("비틀"),
한국에서 부잣집 아들 딸들의 전유물로 굴러다니던 이미지완 다르게, 멕시코에서는 대부분 연식이 상당히 오래된 중고차들이었다.
유럽에서 중고차를 집중적으로 들여오는 루트가 있는 것인가 할 정도로 정말 흔해 빠졌는데 (확인해보니 멕시코 현지 생산이었음), 나중에 저 빨간색 비틀과 똑같은 차를 소유하고 있던 젊은이에게 들으니, 멕시코에서 "가장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차중에 하나라고 한다. 전세계에서 배기가스 배출 기준이 가장 높은 곳이 유럽이라고 들었는데, 정작 자국에서 차량정기검사를 통과하지 못 할 차들을 멕시코같은데 팔아먹는 것 아닌가?
다녀본 멕시코 도시들에서, 도시 매연과 소음의 대표적 주범이 저 중고 비틀이었다.
정말 환경을 좀먹는 벌레같은 차가 되어버렸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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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cun의 이동통신 판촉 모델- 신자유주의의 초상
귀에 익은 댄스 뮤직이 흘러나오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더니,
아무도 걸어다니지는 않을 것 같은 길목에 한 여인이 춤을 추고 있다.
한국의 나레이터 모델처럼. 그러나 사탕으로 입을 봉한채 대신 광고 전단을 한손에 들고.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아 심심했는지 가게 앞에 나와 앉은 한 남정네만 보면서 춤을 추던데,
다가가서 사진이나 찍자고 할 것을, 후회가 막심이다. 내 인생은 항상 왜 이리 우물쭈물 주저주저일까.

망원 렌즈, 수전증 인증 샷.
이름모를 칸쿤의 "언니"께서 판촉하고 계시던 것은, Telcel 이라는 멕시코 최대의 이동통신회사였다.
"황금알"을 낳는다는 "첨단" 이동통신 시장이 창출한 "일자리"에서,
한국에서도 그렇듯, "몸쓰는" 바람잡이 역할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Telcel 이라는 회사는 멕시코 핸드폰 사용자의 80%를 독점하는 괴물 같은 회사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 쓰던 내 AT&T 핸드폰도 별도의 신청도 없이 자동으로 Telcel 로 로밍이 되어버리던데,
알고보니 멕시코 뿐만 아니라 라틴아메리카의 GSM 기반 무선 통신 시장을 싸그리 장악하고 있는 "독점재벌"이란다. 그나저나 AT&T는 내 의향이나 좀 물어보고 나를 멕시코 회사에 팔아먹던가 말이지, 전에 캐나다에서도 그러더니, 역시 NAFTA의 위력은 이런것인가 싶었다.
Telcel 의 모기업은 중남미 최대의 기업으로 알려져 있는 América Móvil 이다.
아메리카 모빌은 하비의 "신자유주의: 간략한 역사"에 소개될 정도로 "돈되는 데만 투자"하는 회사로도 악명이 높다.
이미 작년 10월 포브스에서 발표를 통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전세계 최고의 부자, Carlos Slim Helú (카를로스 슬림이라고 보통 표기한다)가 이 회사의 회장이다.
빌게이츠와 워렌 버핏을 누른 이시대 최고의 부자가 멕시코 기업가라는데 모두들 고개를 갸우뚱 할 수 밖에 없었는데, 사실 그 만큼 카를로스의 "축재과정"은 멕시코 정치에 있어서 지극히 문제적인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카를로스 슬림이 클린턴이 주도하는 글로벌 이니셔티브에서 발언하는 사진이란다. 하긴 클린턴이 관철시킨 NAFTA로 멕시코 농민들이 죽음으로 내몰릴 때, 그 최대 수혜자가 이 카를로스가 아니던가?
카를로스가 세계 최대 부자가 된 가장 큰 기반은 1990년대 멕시코 정부의 "유선전화사업 민영화"에 있었다. 우리 MB 아저씨가 추진한다는 우체국 민영화도 똑같은 논리이듯, 국가 기간사업의 민영화는 시장의 논리에 따른 보다 나은 서비스 제공이라는 명목하에서 정당화 된다. 사실 국가 기간사업이 적자가 난다면 다른 세원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그러니까 부자들에게 그리고 투기성 경제행위로 부터 세수를 확보할 수도 있는 문제인데, 신자유주의 논리는 절대 소수 부자의 "부"를 건들지 않겠다는 철칙을 가진 듯 진행된다. 농촌에서 섬에서 편지로 고국의 소식을 주고 받고 보건소 진료에 의존하는 "다문화가정"은 애초에 고려 해 볼 생각도 안한 채, 재벌들의 법인세는 감면해주고 우체국, 의료보험등등은 민영화하겠다는 논리를 펼치는 과단성에 지금 한국은 열광하고 있으니....
어쩌면 문제의 핵심은 국가 기간 사업이 적자가 나고 있던 어떻든 간에, 그 기간 사업이 그나마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기반을 갖춘 것은 전적으로 "국민의 세금"이었다는 사실을 국가가 "시장논리"라는 불가피함으로 포장해서 잊어버리게 한다는데 있지 않은가 싶다.
"합법을 가장한 부의 탈취" 이것이 신자유주의의 초상이다.
신자유주의 하의 국민들은 자신들이 내온 세금이 어느날 갑자기 한 개인의 "부"로 전환된다는 사실을 "당연스레" 경험하게 된다.
결국 세계 최대 부자 카를로스의 재산은 사실상 멕시코 국민의 세금을 어느날 갑자기 가로챈 "합법적 도둑질"의 결과이고, 국가를 대신해 직접 세금 걷이에 나선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멕시코의 경우에도 유선전화사업 민영화는 정치적 결정이었다. 또, 통신사업 개방을 NAFTA 협정시 한시적으로 유예함으로써 카를로스의 독점적 지위를 보장해 주기까지했다. "자유무역협정" 속에서 멕시코 농민들이 토지를 잃고 파산해 갈 때 멕시코 정부가 한 것은 결국 "부자 한사람" 만들어주기였던 셈이다.
사실상 정권을 인수한 정부가 대체로 국가 기간 사업의 민영화를 추진 하는 것은, "자본에게 떡밥"을 던지는 정치적 제스처이기도 하다.
한국이 멕시코의 신자유주의 정책의 수순을 밟지 않는다고 어떻게 장담할 수 있을까?
이미 노무현 정권하에서 삼성은 카를로스 처럼 "벼락부자"로 등극하지는 않았지만(엄밀하겐 이미 박정희가 해줬으니 불필요한 것이고), 정치적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성장하지 않았나?
MB에게 기대를 한껏 거는 현대가 이제 그 바통을 넘겨 받을 것인가?
"부자가 되는 길을 가로막지 맙시다" 라는 신자유주의의 허울 좋은 논리가 "몇 사람"의 부자 만들기로 귀결 되지 않기 위해서 멕시코의 사례는 유념해 볼 필요가 있다.
아무도 세계 최고의 부자를 가진 "멕시코"라고 자랑스러워 하진 않으니 말이다.

공구상은 셔터내리고, 이동통신은 판촉에 나서고...

논란의 여지가 있겠지만, 굽은 어깨로 보아 전직이 모델이셨던 것은 아니었나 본데, 신자유주의가 여성을 농업에서 해방시켜 어깨는 펴주는 것일까 하는 말도안되는 생각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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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cun Hotel Terra Caribe

보통 호텔에는 관례상 만국기를 달거나 몇몇 1세계 국기를 손님 맞이 용으로 달아주는데, 멕시코 국기만 달랑 걸려 있었다.
온라인 호텔 예약의 문제는 호텔이 제공하는 정보에만 의존해서, 그리고 "알바"들의 작업인지 판별하기 힘든 리뷰와 별표에 의존해서만 예약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내가 칸쿤에서 첫 이틀밤을 묵은 이 호텔도 그랬다. 나름 리뷰도 괜찮았었는데....
"Special Offer" "Limited Time Only" 등등의 광고 문구에 홈쇼핑, 인터넷 쇼핑객들이 번번히 당하는 것 처럼, 이 호텔의 스페셜 오퍼에도 "숨겨진 사연"이 있었는데, 바로 내부 공사중이었다는 것이다.
리셉션 데스크의 말로는 자기들이 Expedia 에 내부 수리중임을 알리는 사진과 자료를 보냈는데, 아마도 업데이트가 안되었나 보다고 하던데, "짜고치는 고스톱"치곤 너무 뻔해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말았다.
우연의 일치인지 오늘 티비에서 본 광고에 따르면, 아마도 이런 종류의 "사기"가 미국 여행 사이트에서 비일비재한가 보다.
Travelocity 광고를 보니 자기들은 예약한 호텔이 만약 공사중이라면 여행 출발전에 알려주는 서비스를 하겠다고 하는 것 아닌가? 다른 여행예약 사이트들과의 차별성을 이 "특별한 서비스"로 광고를 하는 것을 보니, 내가 "특별히" 운이 없었다기 보다는 인터넷을 통해 호텔을 예약한 많은 사람들이 빈번히 경험하는 일 중의 하나였던 셈이었나 싶었다. 이것이 위안을 삼을 근거가 되는 것인지는 의심스럽지만....

옆차가 공항에서 픽업해주고(유료) 칸쿤의 해변까지도 실어다주는(무료+팁: 1시간에 1번) 셔틀 버스다.
허리케인을 흔적을 지우고 다가오는 성수기를 맞아 내부 공사중이었지만, 겉은 멀쩡 했다.
어차피 잠만 잘 것이니 별 문제가 되겠나도 싶었는데 문제는 너무나 변두리에 위치한 나머지 호텔 밖에 "여행객"들이 갈만한 장소가 하나도 없었다.
택시나 셔틀을 이용해야만 했는데, 역시 몇천원 아끼는게 결국 시간과 돈을 이중으로 지출하게 한다.
(참고로 멕시코 택시의 대부분은 미터기가 없다. 에스빠뇰 못하는 초행자들한테는 매우 곤혹스러운 일이다.)

호텔 바로 앞 거리
호텔 모퉁이에 그나마 작은 식당하나가 있어 겨우 시장기를 달랬는데, 영어로 소통도 안되고 메뉴도 없고 너무 로컬스러워서 좀 당황스러웠다. 맛은 나름 괜찮았던 듯 싶은데, 로컬치곤 가격이 비싸서, 도착하자 마자 한번 가보고 말았다.

호텔 내부.
첫날은 이층의 맨 구석방에서 잤는데, 뜨거운 물도 잘 안나오고(12월의 칸쿤 날씨는 아침저녁으로 쌀쌀하다) 공사장 바로 옆인 데다가, 된다던 무선 인터넷도 안잡혀서 다음날 1층으로 옮겼다.
조금 거칠게 말하면, 전반적으로 미국의 인터스테이트 고속도로 근처에 있는 값싼 모텔급 호텔이라고 보면 될 듯하다.
그래도 카리브에 왔는데.... 해변이 아니라 "테라" 카리브였으니 뭐 어쩔 것인가?

호텔 바로 옆 중고차 매장에 세워진 버드와이저
멕시코에 오면 으레 껏 코로나가 버티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먼지 뒤집어쓴 버드와이저가 더 먼저 나를 반겼다. 돌이켜 보니 버드와이저 광고를 본 것은 여행내내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것도 같다.
멕시코에서는 버드와이저가 멕시코 맥주들에 가위눌려, 저리 벽뒤에서 먼지 뒤집어쓰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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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쿤 시내 풍경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던 여행을 했으니 정리라도 차근차근 해 보는 것이 지난시간에 대한 예의인 듯 하다.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모르지만 이대로 계속 정리를 해보기로 한다.
칸쿤은 리조트의 도시다.
대부분 리조트 도시들이 탐험가, 식민자들의 역사와 얽혀있는 반면에 칸쿤은 매우 근대적인 이른바 "계획 휴양 도시" 이다. 오늘날의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1950년대 까지도 칸쿤은 버려진 땅에 가까웠다고 한다.
말그대로 "모기", "악어" 그리고 "모래언덕"이 전부였던 이 지역이 전세계적인 휴양지로 거듭나는데는, 멕시코 정부의 야심찬 국가주도 개발 계획이 놓여있었다.
1960년 중반 미국에서 개발 자금을 빌린 방코 드 멕시코가 "휴양지 개발 최적지"를 찾아나선 끝에, 미국과 유럽인들을 모두 불러들일 수 있는 천혜의 장소로 칸쿤을 "찍었다"고 한다. (위키 피디아에서는 심지어 "컴퓨터가 찍은 곳"이라고까지 소개하고 있다.)
소자(Soja)가 이야기 했던가? 장소를 이해하는데는 시간이 걸린다고? 컴퓨터가 찍은 땅이라고 모든게 척척 진행되었던 것은 아니었나 보다.
"버려진 땅"을 카리브해 최대의 휴양지로 바꾸어내기 위해서는 공간적 가능성을 증명할 필요가 있었다는데, 어차피 멕시코인을 위한 휴양지가 처음부터 아닌 바에야 일단 장소적 꽃단장이 필요했던 모양이다. 멕시코 정부가 9개 호텔을 해변에 짓고 나서야 그 "가능성"을 인정한 초국적 여행자본(패리스 힐튼네라던지 하야트등)의 본격적 투자가 이루어 졌다고 한다.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기존 호텔 인수가(하야트등) 해외자본의 진출을 통해 이루어진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었던 듯하다.
1990년대, 2000년대 전세계 최고의 휴양지중 하나로 각광을 받던 칸쿤에 시련이 닥친 것은,
2005년에 불어닥친 초특급 허리케인, 윌마였다. 대부분의 호텔들이 정상영업이 불가능할 정도의 피해를 입었을 뿐만 아니라, 해변도 허리케인이 몰고 온 잔해들로 상처를 입었다고 한다. 고급휴양지에서 여행덤핑상품이 넘쳐나는 곳으로 바뀌고, 미국 부잣집 대학생들의 봄방학 휴양지로 명성을 얻게 된 것도 이즈음이 아니었나 싶다.
츠나미 피해를 입은 동남아 휴양지들도 그렇다지만, 칸쿤도 멕시코 정부의 집중적인 복구 투자와 전세계 투자처를 물색중인 중국 자본까지 몰려 들어와 매우 빠른속도로 복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중국자본까지 몰려들어와"는 아래 댓글 참조..)
집을 잃은 사람들에 대한 지원 보다 "산업"에 대한 지원이 먼저 이루어지는 것이 이런 "피해복구" 과정에 적용되는 자본주의적 문법이다.

다운타운 거리의 버려진 건물 터. 리조트 호텔 구역을 제외하면 이런 곳이 다운타운 외곽에 상당히 많았다.
칸쿤이 리조트의 도시라고는 하지만, 그건 신혼부부나 미국, 유럽 중상층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이름이고, 가난한 배낭 여행자들은 리조트가 독식한 해변에서 떨어진 다운타운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 다운타운 호텔도 멕시코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가격이 만만치 않다. 전반적으로 칸쿤의 물가는 멕시코 최고라고 알려져 있다.
공항에서 예약한 호텔로 이동을 하는데, 역시 "가격에만 집중"한 인터넷 예약은 가서 보기 전 까진 알수가 없는 것 같다.
다운 타운 호텔이라고 하던데, 내가 묵는 호텔은 그나마 다운 타운에서도 변두리에 있는 것 아닌가?
해변에서 멀어져, 해변 호텔구역을 뒤로하고 내륙으로 자꾸만 들어가는 차창 밖으로,
칸쿤 여행 가이드북들에선 보지 못 할 경치만이 쭉 펼쳐졌다.

신축중인 콘도미니엄, 별장(vacation home)들.

역시 칸쿤 부동산 시장의 최고 고객은 미국인인 듯. 공사현장에 붙어있는 미국내 분양사무소 전화번호가 인상적이었다.

개발의 역사는 아무것도 없었던 곳에 "낙원"의 이미지를 써간다. 그나저나 멕시코에서 활동하는 많은 국제 환경단체가 지적하듯, 저 "처녀지" 속 수천년 살아온 동식물들은 또 어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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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cun 공항
결국 비행기에서 가이드북 한 줄도 못 보고 내리고 말았다.
칸쿤 공항은 그렇게 붐비진 않았다. 아직 본격적인 휴가철이 아니라서 그런가도 싶던데, 내려서 입국심사장에서 줄 설때 보니 그나마 피부누런 사람도 없다.
한국은 비자면제국가이니 입국심사가 까다로울 것은 아니었는데, 짐을 찾고 세관 신고서를 내는 방식은 좀 독특했다. 나중에 읽어 본 론니플레닛에 따르면 다른 멕시코 공항이 다 그렇다는데, 일단 짐을 찾아서 세관신고서를 들고 가다보면, 곳곳에 세관에서 나온 검역관들이 있다. 재밌는 것은 그들 앞에 녹색불(파란불인가?), 빨간불 등이 있고, 퀴즈 프로그램용 같이 생긴 버튼이 하나 있는데 그걸 여행자가 누르면 둘중 하나에 불이 들어온다. 녹색불이면 그냥 통과, 빨간불이면 상세검사를 받는 시스템이다.
무작위적 추출에 따라 불이 들어오는 것인지 아니면 이미 사전 프로그램이 된 것인지가 궁금해졌다. 대개 다른 국제공항에서는 짐에 문제가 있으면 "검사필요"와 같은 딱지가 짐 나올때 붙어 나오거나, 세관직원이 육안("쌩눈 검사"라는 것이 본질적으로 편견 프로그래밍의 최고 경지에서 이루어지는 필터링이라는 것은 분명하다.)으로 골라내 검사를 하는데 어쨌든 여기선 "스스로의 운명을 스스로 선택하는 듯" 버튼을 누르는 시스템이었다.
밀수꾼 혐의를 받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은 아니고, "털어서 먼지 안나올까" 조마조마하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은 아닌데, 기계앞에서 시험에 드는 것도 그리 좋은 느낌은 아니었던 것 같다.
공항의 출구를 빠져나오면 의례 일반적 풍경이라는 것이 푯말을 든 여행사 호텔 직원, 달려와 체온을 나눌 가족 친지의 예열된 얼굴등인데, 칸쿤 공항은 달랐다. 라스베가스 공항에 내리자 마자 맞이하는게 슬롯 머신 소리와 눈동자를 뒤집는 바들의 움직임이라면, 칸쿤 공항에는 카리브의 리조트 브로커들이 "¡Hola!" 를 외치며 진을 치고 있었다.
그래 여기가 리조트의 도시 칸쿤인 것이 틀림없는 게야!

저 앞쪽이 세관검사를 마치고 나오는 출구이다.
칸쿤을 즐겨찾는 사람들의 전언에 따르면 이들이 칸쿤의 해안을 쪼개 나눠가진 해안 리조트들을 소개하는 브로커들이라는데, 이들에게 관심을 보이면 자신들이 커미션을 받기 좋은 몇군데 리조트 호텔에 데리고 가서 공짜로 데낄라도 한잔 주고 무료로 차로 실어다주기도 하고 그런단다.
시간많고 공짜 데낄라에 목을 맬만한 "대범한" 성품이라면 해볼 만 할 것인데, 마초 아저씨들 무섭기도 하고 시간도 없고 데낄라는 사먹고 만다는 나같은 사람은 그냥 스쳐지나기만 했다.

바로 세관검사를 마치고 짐을 가지고 나오면 이들이 도착하는 사람들을 맞이한다.
그러니까 칸쿤 공항에는 일단 공항 내부에서 가족친지나 픽업을 나온 사람들이 기다리는 것도 허용이 안되는 모양이었다. 나도 묵을 호텔에 픽업서비스를 신청했는데 그를 만난것은 공항 건물 밖에서였다. 공항 내부에는 오직 저들 브로커들만이 무작정 칸쿤으로 날아온 외국인들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공항내 호텔 브로커 스트리트를 만들어낸 입안자의 아이디어는 이해는 가나 인정이 안되는 것이었는데..
도대체 달러벌이, 유로벌이가 자국민을 공항밖 뙤약볕에 세워 둘 논리라도 된단 말인가?
어쩌자고?

공항 바로 앞 횡단보도
브로커들을 통과해 공항을 빠져나오자 바로 삼보앞에 버티고 있던 횡단 보도 표지판이다. 비상구 표지판도 아니고, 사실 화살표 따라가서 뭐가 나오는지도 불분명한 것 같아서 담배 피우다 찍은 사진이다.
처음엔 기둥을 타고 오르거나 위를 쳐다보란 것인가 하는 말도 안되는 생각도 했다. 다른 표지판은 하나도 없고 이것만 달랑 보여서리...
어쨌든 담배 한대 다 피우기 전에, 공항밖에서 들어오지도 못하고 기다리고 있던 픽업나온 기사가 "누렁이"를 "용케" 찾아 냈다.

공항에서 바로 빠져나오는 길의 인터체인지 "안 쪽" 잔디밭에서 대기중인 "브로커 기사들"이다.
브로커에게 꼬이면 저차에 타겠구나 하니까, 몹시 뿌듯해졌다. 브로커들을 그냥 지나친게...
어쨌든 인터체인지의 회전 구간이 만들어내는 녹지에 차를 끌고 들어가서 쉬고 있는 풍경은 처음 본 듯 하다.
공항내 주차비라도 아껴보자는 것일 테고(그런게 있는지 모르겠지만), 어차피 공항 안에 들어가 쉴 공간도 없으니 저 나무그늘 만한 "명당"이 있을까 싶었지만,
어쨌든 "멕시칸 포스"가 느껴진달까...
이 아저씨들 "솔찬하시구나" 하는 느낌을 차창 너머로 팍팍 받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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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가는길 - RDU & 필라델리아 공항
이사진들도 그런 셈인데, 기왕 여행 기록의 첫막을 장식하는 사진들이니,
최근에 시험을 해보고 있는 Lightroom 이란 프로그램의 Preset의 활용을 공부해보는 셈치고 보정해서 올려본다.
가끔은 의미없어 보이는 사진의 공허한 이미지도 기억의 소재로는 쓸만 한 것이 되기도 하니까 말이다.

랄리-더램 공항내부 (공항코드는 RDU- 보통 사람들이 그냥 RDU로 부르기도 한다).
그리 오래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내가 비행기를 몇시에 탔는지 정확히 기억이 안난다.
이런 이런.
여러 정황상 대략 아침 6시 30분 정도였던 것 같다.
국제공항이라지만 정작 국제선 직항편이 많지 않은 도시(대개 미국의 대도시 공항은 메이저 항공사의 허브공항으로 기능하는데 랄리더램은 그게 불분명한 공항이다. 최근에 어느 미국 저가항공사가 계약을 했다는 소문도 있던데.)에 사는 사람들은, 대도시의 여행객들이 잠자는 시간에 졸린 눈을 부비고 부지런히 새벽길을 달려 공항에 가야한다.
그들에게 유일한 보상이 있다면, 마일리지가 좀 빨리 쌓인다는 것 정도가 아닐까 싶다.
나처럼 "큰비행기"가 기다리고 있는, 여행 목적지의 정반대 반대방향으로 일단 날아가야 하기도 하니까 말이다.
이른 새벽 칼같이 예약시간에 도착한 택시에 올라타고 공항에 와서, 카메라도 시험 해 볼 겸해서 찍어 본 사진이다.
사진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는데, 랄리더램 공항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저 오른편 쪽에 있는 "기도소"이다.
뭐 옷파는 대형 아울렛의 한켠에 "성경책 아울렛"도 있는 미국 남부니까.... 달리 크리스찬 컨서버티브 밸트가 아니다.

담배피우러 나갔다가 뻘줌해서 찍은 주차장 사진.

렌즈의 성능을 테스트 해보고자 찍은 사진인데, 흔들린 듯.
랄리더램 공항의 몇안되는 장점이 있다면, 주차할 공간 걱정 안해도 되고, 주차비도 싸고, 주차장에서 터미널들이 곧장 연결된다는 점일테다.
또 내가 사는 집에서도 아주 가까워서 20분이면 넉넉하게 도착하는 거리에 있다.
가까움을 핑계로 나는 대개 비행기 출발 한시간 반 전쯤에서야 집을 나서기 때문에 결국은 지각생을 못 면하지만, 그래도 담배피울 시간은 항상 있으니까 뭐....

아침 커피는 한잔 해야 할 것 같아서 찾은 세칭 "별다방"이다. 요즘 매출이 영 신통치 않다는데, 그래도 미국 공항에서 독점적인 영업을 하고 있으니 별다방을 지나치긴 쉽지가 않다. 화장실 찾기 보다 쉬울때가 많으니까...
밖은 어둡고 썰렁해 보여도, 이른 아침의 공항 내부엔 마치 다운타운의 거리가 옮겨온 듯한 부산함이 있다.
저 미군 아저씨는 내가 사진을 찍으려던 순간 갑자기 가던 방향을 돌려 프레임 안으로 들어왔다.
찍어주라고 말을 하시던가....

필라델피아 공항에서 멕시코행 비행기를 갈아 타러 가는 길.라이트룸으로 보정을 하니 그래도 좀 있어 보이는 듯.
커피 마시고 곧바로 쓰러졌다 눈을 뜨니 필라델피아다. 차로는 8시간이상은 족히 걸릴 거리를 한시간 정도에 공간이동 하듯 와버린 듯 한 느낌이었는데, 그날따라 그게 그리 원망스러울 수가 없었다.
미국 국내선 중에는 이른바 "경유, 환승"편이 많다. 한국의 시외버스와 환승 시스템이 결합한 것과 아마도 비슷할 듯 한데, 내가 탄 비행기도 필라델피아에 잠깐 멈춰 섰다가 나같은 승객 토해내고 새승객 받아 곧장 다음 행선지로 가는 것이어서, 사실 잠도 긴장하며 자야했다.
물론 만석인 경우엔 다른 사람이 올라 타서 자기 자리라고 깨워주기도 하겠지만, 그때쯤이면 연결편을 놓치기 쉽상이다.
그렇게 잠을 설치고 일어나서 종종걸음으로 멕시코행 비행기를 찾아 가는 길이다.
걷다보니 길이 수평으로 나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아마도 공항을 확장하면서 연결된 지점이 아닌가 해서 그냥 찍어본 사진이다.
필라델피아 공항도 메이저 항공사의 베이스 공항은 아니어서 조금은 썰렁한 느낌이었다.
US Airways 가 관리하는 공항인데, 유에스 에어웨이스는 그 "스케일"으로 보아, 대한항공이 만들겠다는 저가항공 "에어코리아+제주항공"정도니까.
어떻든 내 기억엔 이 길이 제법 색다른 느낌이었던 것 같은데, 걷다가 막사진을 찍어서 그런지, 다시 보니 그저 그런 쇼핑몰 통로 사진 같아 보인다.
필라델피아 공항의 내부를 두리번 거리다 생소하게 느꼈던 것은 공항내에서 공원 벤치 같은 의자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는 것 같다. 국내선에서 국제선 터미널 쪽으로 가는 길도 꽤 길었는데, 다행이도셔틀을 타야하거나 하는 건 아니어서 그리 피곤스럽게 느껴지지는 않았던 듯 하다. 뭐 어차피 "몽롱"한 상태였으니까.
그런저런 공항 내부의 기억들은, 사실 다 눈이 시뻘개져서 흡연실을 찾다 저장하게된 시각정보들이다.
안타깝게도 이 공항에도 흡연실이 없었다.
필라델피아 공항에서 칸쿤으로 떠나는 비행기는 그다지 붐비지 않았고,
칸쿤의 리조트로 떠나는 백인가족들이 듬성듬성 보였던 듯.
저가항공의 시대
아무리 비행기값 싼 저가항공이라지만, 밥하고 이어폰, 모포는 그냥 좀 주면 안되는 걸까?
그래도 4시간 이상 걸리는 국제선인데 말이다.
남 밥먹을 때 냄새만 맡으라는 건 좀 아니지 않은가? 한겨울에 에어컨을 빵빵틀어대는 건 무슨 심사인가?
무성영화의 시대를 비행기안에서 재현하는 것도 아니고....
비행기값 "거품" 빼는 조치라고 하지만, 사실은 너네 자본의 "이윤제고"를 위한 경영전락인 것이고...
냉정하게 말해서, 밥값하고 이어폰, 모포비는 카드도 안받으니 또 얼마나 세금 포탈이 쉽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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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하나 멕시코 한 쪽" - ¡Viva México!
한국의 8월 15일날 "행사장"에서 부르는 노래, "흙 다시 만져보자 바닷물도 춤을 춘다"는 개인적으로 아주 수작이라고 생각하는 노래다. 특별히 시작구 "만져보자" 를 아주 좋아하는 편이다. 행사곡 특유의 경건함에서 벗어나 입안에서 감도는 맛과 머리를 떠도는 "질감"도 제법 있는 것 같다. 개인적으론 한국에서 "텔미"보단 "터치미"가 국민가요급으로 불리웠으면 하는 작은 소망도 있는데...
상대적으로 "광복의 노래"는 "적들의 하늘까지 쳐서 무찔러"라던지, "기미년 사~암월 일일 정오오..."같은 군발이 대 조수미로 갈라지는 정서적 극단도 없고, "럭키서울"과 "아 대한민국"이 지닌 모종의 "구라틱"한 허무한 느낌도 덜하다. 문제는 지나치게 동요풍이라 새마을 모자를 눌러쓴 중장년의 아저씨들은 주로 박자에 맞춰 태극기의 "물결"이나 타줘야 한다는 것일텐데... 요사이 한국에서 "텔미"가 국민가요 반열에 올랐다고 하니 모두가 기꺼이 부르고 흥얼거리는 노래의 조건이랄까 그런게 조금 궁금해지기도 한다. 단지 단순함에 있다고 하긴 또 "거시기"한 측면도 있으니 말이다.
각설하고 대체로 각 민족국가마다 스스로가 "국민"임을 확인하고 재생산하는 국가이외의 노래 하나 쯤은 다 있는 것 같은데,
멕시코의 해변에서 그리고 거리에서 반복적(한 세번이나 들었나?)으로 들었던 노래하나가 이 "비바 메히꼬"였다.
에스빠뇰을 못하니까 사실 "비바!"를 합창하던 사람들의 "마초적 유니보컬리티"랄까 (내가 만들어낸 말이다. ^^) 하여간 그 색다른 조응구에 대한 기억만으로 겨우 찾아 냈는내는데 성공 했다 (음원을 구글이 안찾아주는 바람에 어찌할 줄 몰라 포기할까도 했다. 검색 머신들이란!).
뭔가 특별한 노래일거라 추측했던 데로, 역시나 멕시코의 독립기념일인 9월 16일날 광장에 모인 사람들이 합창하는 노래란다. 그러니까 멕시코 사람이라면 "당연히" 알고, "기꺼이" 부르는 노래인 셈인데다가, 광장의 마리아치들이 악보없이 "돈안받고" 연주를 하는 노래라는 것이다.
영문 번역으로 보건데, 이 노래도 사실 전형적인 "민족성"을 강조하는 국가주의적 판타지 장르의 노래이다.
하지만 여행자의 이국적 감수성과 내 막귀가 결합해 들을 때는 냉소적이 되기보단,
"이게 멕시코야"하는 어떤 전율을 선사하는 것도 같다.
"바닷물만" 춤추는 상태보단 사람들이 춤추는 꼴이 더 인간적으로 보여서 그런가도 싶고....
오케스트라가 연주해야만 (사실 쟝르가 애초에 다른것 같지만) 할 것 같은 어떤 격식화된 "연주"의 강박도 없어 보이고....
"비바 메히꼬!"
¡Viva México!
by Pedro Galindo
Soy puro mexicano, Mi México querido.
Soy puro mexicano Qué México es valiente Viva México, viva América, Soy puro mexicano,
Viva México, viva América, |
I’m pure Mexican My beloved Mexico
I’m pure Mexican
Long live Mexico, long live America, |
"깜장 피부 아가씨"가 피날레를 장식한다.
위의 재생기 끄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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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la Mexico! 2007
2006년 연말에 내가 TA를 했던 강사가 Nicaragua를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도 내년에는 니카라과에 가야겠다고, 미국 주도의 중남미 정책이 극에 달하던 70-80년대 "무장혁명"의 역사를 쓰던 산디니스따. 레이건 정부 등장 바로 직전 무장혁명을 일으킨 니카라과에 가면 오늘날 베네수엘라나 볼리비아가 보여주는 것과 비슷한 뭔가 "새로움"이 있을 것이라고 스스에게 최면을 걸며 노래를 부르고 다녔었다. (그런데 이제서야 안 사실이지만 오르테가는 의붓딸을 11년간이나 성추행했다고 영어판 위키피디아에 나오던데. 거 참, 김정일이 기쁨조와 함께 주지육림을 만끽하며 살았다는 시시껄렁 한 반공 내러티브로만 보기도 그렇고...뭐 오르테가는 오르테가고 니카라과는 니카라과고 산디니스따는 산디니스따니까 어쨌든.)
한데 여름 부터서 본격적으로 "시장조사"를 해보니 일단 비행기 값이 만만치 않았다.
사실 니카라과가 어디에 있는지 그때서야 확인했다.
유류할증료가 덧붙여지고, 전통적 흑인들의 고향(상대적으로 라티노 히스패닉이 수적으로 가위눌려있기도한)인 남부 소도시에 거주한다는 핸디캡까지 표값을 올려놓고나니, 말그대로 견적이 안나왔다.
그래서 2007년 연말 여행은 거의 포기를 하려고 했었는데, 연말이 다가오니 모두가 떠나고 텅빈 학교에 남아있을 적막함과 답답함에 대한 공포가 엄습을 해오는 것 아닌가? 그 시간 더램에서 책더미에 파묻혀 지낼 열정은 현실적으로 없다는 사실도 분명한 것이다 보니, 오갈데 없는 "남겨진 자"가 되느니 무리라도 해서,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를 어떤식으로든 실천하고싶은 강력한 열망에 휩사였다.
그래서 이래저래 kayak.com 에서 검색을 해본 결과, 비교할 수 없는 경제성을 지닌 여행지역으로 떠오른게 "멕시코"였다. "니카라과가 도망가진 않을테니 이번엔.... "
그렇지 않아도 멕시코 여행을 다녀 온 사회학과 이박사에게서 "멕시코 여행 강력추천"을 이미 받아오던 터였고, 그 즈음에 본 영화 "프리다"에 넋을 온 통 빼앗겼던 적도 있었기에.... 그래 "멕시코"다! 라고 선언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한데 문제는 그렇게 비행기 표를 구입한 후에, 정작 현실적으로 여행준비를 할 수 있는 정서적, 시간적 여유가 하나도 없었다데 있었다. 이미 학기는 종반으로 치닫고 있었고, 예의상 EBS에서 예전에 방영했다는 멕시코 관련 다큐멘터리 한두개를 본 것이 이번 여행 준비의 전부가 되고 말았다.
여행 준비를 접어두고, 출발 당일날까지 날을 세워가며 밀린 기말 페이퍼를 붙잡고 있었지만, 결국 마지막 페이퍼 하나는 끝낼 수가 없었다.
"개뿔 여행은 무슨 여행인가?"하는 자책감이 "여행포기"를 다그치는 위기의 순간은 끝내 도래하고야 말았다.
일단 페이퍼 쓰던 책을 여행가이드 북 대신 배낭에 집어 넣었다.
그리고 담당 교수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이메일을 쓰고 샌드버튼을 클릭했다.
"쏘리"
그렇게 멕시코 여행이 시작됐다.
비행기 타자마자 바로 쓰러질 것 같았던 체력적 한계, 여행기간 동안 페이퍼를 마무리지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 아무것도 준비한게 없다는 정서적 불안을 함께 Check-in 하면서.

여행 일정: 더램(Durham)-필라델피아(Philadelphia 경유)-칸쿤(Cancun+뚤룸Tulum)-메리다(Merida)-산 크리스토발(San Cristobal de Las Casas)-오하까 (Oaxaca) -멕시코시티(Mexico City) -샬롯(Charlotte 경유)-더램 (Durham)
12월 13일 랄리더램 공항 출발. 싼 항공권 덕택에 멕시코 반대쪽으로 날아가 필라델피아 공항을 경유. 멕시코 칸쿤 도착.
14일 뚤룸 튜어
15일 칸쿤 리조트
16일 치첸이차
17일-19일 메리다
20일-21일 산 크리토발
22일-23일 오하까
24일-28일 멕시코 시티 (테오티우아칸 튜어)
29일 멕시코 시티 출발, 샬롯경유, 더램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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