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urham Bulls #4: 장내 행사들

경기를 보는 중에 조금 답답했던 것은 장내아나운서의 멘트가 없다는 것이었다.
라디오를 통해 들을 수도 있었던 것도 같던데, 어쨌든 경기장 내 사람들은 그냥 자기 편할 데로 경기를 보는 것 같았다.

한데 정말 신기했던 것은 5회 말 혹은 7회 말 이후가 아닌데도, 거의 매회가 종료될 때마다 갖가지 장내 행사가 펼쳐졌다는 것이었다. 많이 다양해지고는 있다지만, 연예인 시구 정도의 행사가 주종을 이루고 가족적이기 보다는 "연인중심"의 "키스타임"의 행사가 관중석에서 이루어지는게 한국의 프로야구의 상황이라면, 미국의 마이너리그 구장에서 벌어지는 경기장 안의 다양한 행사들은 신선해 보였다. 물론 한편에서는 역시 "마이너리그"니까 경기보다는 "이벤트"가 더 중심인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안들었던 것도 아니다. 사실 잦은 이벤트는 경기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할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뭐 어쨌든 마이너리그의 특성상 경기 승패 보다는 "개인기"가 더 중요할 테고, 관중들도  이미 그정도는 다 알고 온 경기장일 테니.

반드시 모든 이벤트가 좋아보기만 했던 것도 아니다.
경기시작전에 "국민의례"를 하는 미국식 "애국주의"는 아주 속불편한 것이었다. ^^ 안 일어서면 관타나모 갈지도 모르니..
그나마 지역의 "어린이 합창단"이 미국국가를 불렀서 조금 "노기"가 누그러졌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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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꼬마와 더램불스의 마스코트가 달리기 시합을 하는 이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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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전이 펼쳐질 때마다 스페셜 캐릭터 하나씩이 등장하는 모양인데 시라큐스와의 경기에는 Reggy 라는 캐릭터가 경기 중간중간 내내 그라운드를 누볐다. 5회말 이후엔 스페셜 이벤트가 펼쳐졌는데 "짱구"와 비슷한 캐릭터 퐁선을 Reggy 가 바람을 불어넣는 듯 하더니 마치 그 안에 사람이 들어있는 듯 함께 춤을 췄다. 마술쇼인가도 싶었는데, 나도 조금 놀란 것이 분명 사람이 없었는데 어떻게 마치 사람이 안에 들어있는 듯 움직였을까 하는 것이 지금도 궁금하다. 옛날에 코카콜라 광고중 하나에서 북극곰이 콜라 마시는 컴퓨터 애니메이션을 보고 어느 어머니까 "저 안에 사람들었지?"라고 물으셨다는 이야기가 "유머 게시판"을 떠돌았는데, 그게 내꼴이 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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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스토리 라인도 있었는데, Reggy 가 풍선에 바람을 넣어 "짱구"를 만들어내고 바나나로 유혹을 하며 "댄스 배틀"을 펼치다가 패배하고 바나나 마저 빼앗긴다는 별로 교육적이랄지 특별히 우낀달지 할 것은 없는 서사구조였다. 단순하지만 역시 함께 박자를 맞춰 춤추는 것은 모든이들을 즐겁게 만들어 줬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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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은 몸풀고, 쇼는 펼쳐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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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ggy 가 그라운드에 쓰러질 즈음, 심판도 자리를 다시 잡고 경기 속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