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립대학 수업료: Duke University

신문에 등록금 인상에 관한 기사가 났다. 학부생을 기준으로 내년에 4.5% 인상예정이란다.
기사에 따르면,  동급 대학들에 비해서는 낮은 인상률이란다. 그러면서 올해 Princeton 은 수업료를 동결하기로 했다는 대비를 왜 하나 했더니, 프린스턴의 수업료 인상 동결도 지난 40년 동안 처음 있는 일이라는 보도다.
결국 등록금 인상은 어쩔 수 없다는 논리이고, 듀크는 특별한 케이스는 아니다라는 것이고, 이런 논리로 대학 수업료는 전세계 대부분에서 하늘을 높은 줄 모르고 상승 중이다. 누가 총대를 메냐 마냐 서로 눈치보면서 말이다.   

기사에 따르면, 듀크는 최근 몇해동안 대체로 매년 4.5%씩 등록금 인상을 해 왔는데, 2005-2006년(헉!)에는 5.5% 인상했었단다. 등록금 인상안 발표에도 불구하고 한편에서 학생들을 안심시키는 뉴스는 Bill & Melinda Foundation 에서 천만불을 지난주에 기부했고 (Melinda Gate 는 듀크 졸업생이고 등록금 인상등을 결정하는 듀크 이사회의 멤버였다) 그 돈을 등록금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빌려주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대학이 최소한 차선책을 마련해 놓았다는 선전은 되는 셈이다. 물론 그나마도 외국 학생들에겐 그림의 떡이 되고 말겠지만 말이다.

올해 (2007) 가을 입학생 부터 적용될 수업료 (다른 기타 부대 비용을 제외한 순수 수업료)는,

Trinity/Pratt : $34,335    4.5%인상
(트리니티는 인문계 학부생/ 프랏은 이공계 학부생이라고 보면 될 듯)

Nursing School : $32,400   14.6% 인상
(간호대학- 최근에 생겼고 미국 영주권 얻기 쉽다고해서 아시아계가 특히 관심 많은 학교. 우리나라에서 최근 간호사에게 일정한 초기 진단과 진료권을 보장하는 법을 보건복지부에서 만들었다가 의사가 수술칼로 배를 째는 신기를 보여준 적이 있다. 중은 제 머리를 못 깍는 다는데, 의사는 제 배를 짼다.)

Medical School: $38,982     5.7% 인상
(한국 처럼 두배가 되거나 하지는 않는군. 소득도 그런가?)

Nicholas School (환경대학(원)): $26,600   4.3% 인상

Law School: $39.960   4.5% 인상

Graduate School: $34,140   4.5% 인상
(석사과정생들에겐 큰 타격일 듯. 내년 Stipend 인상폭은 얼마나 될려나?)

Fugua School (MBA): $41,670   5.9% 인상
(역시 MBA ! 일년에 억 이상 들어간다는 말이 사실이었군.)

Divinity School (종교대학(원)): $15,860   6% 인상  
(저렴한 학비에 감동. 목사들 수입은 얼마나 되나?)


내가 듣기로 DUKE 의 수업료는 미국의 사립학교들 대부분과 큰 차이가 없다. 주립대의 경우는 각 주마다 다르지만, 학부생 기준으로 $10,000 에서 $30,000 사이로 알고 있다.
언젠가 신문에 미국 사립대학생들의 부모의 70% 정도가 억대 연봉자라는 보도를 접했다. 물론 억대 연봉으로도 등록금을 감담하기가 그리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미국 학생들 대부분은 대학 학비의 전액 혹은 일정부분을 LOAN의 형태로 빌려 학교를 다니게 되고 그런식으로 사회첫발을 채무자로 딛게 되는 일반적 현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 같다.

재밌는 것은 미국에서 한명의 수감자를 감옥에 수용하기 위해서 드는 비용이 1년에 $ 16,000 정도란다. 왠만한 주립대학은 보낼만한 돈을 감옥 운영에 쓸 바에야, 교육을 위해 사용하라는 논리적으로는 조금 빈약한 주장이 간간히 미국인들 입에서 터져나오곤 한다.

다른 한편에서 생각해보면, 미국 대학의  수업료 인상에도 아랑 곳 하지 않는 한국 학부모들은 참으로 놀라울 따름이다. 이 돈을 내면서도 유학을 보낼 수 있는 한국 부모들이 많고 또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과, 연일 한국 신문에 나오는 "경제 불황"에 대한 조중동류의 기사들(갑자기 서민적인 톤이되는)이 겹쳐질 때면 세상살이란 역시 함께 다른 세상을 경험하면서 사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혹시라도 오해 할 수 있어 덧붙여 두자면, 내가 수업에서 만난 한국 학부생들은 대부분 열심히 공부하고 개인적 능력이 출중한 학생들이었다. 온실에서 잘 큰 화초 같은 느낌이었달까?

최소한 한국처럼 "학벌"이 모든 것을 설명해주는 것은 아닌 미국 시장에서 틀 잡힌 "취업공장"의 메커니즘은 간혹 놀랍기까지 하다.
물론 학생들도 자신의 수업료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려고 노력하는데,
 
그러나 현실은 점점 더 기업화되는 것이 미국대학이고, 한국에서는 어설프게 그 모델을 따라갈려고 애쓰다 보니 죽도 밥도 안되가고 있다는 사실. 돈 쌓아놓고 등록금 올리는 한국의 사학에는 웃음 밖에 안나올 따름이다. 어차피 기업형 대학이 될 것이라면, 비젼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