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련의 몰락 ? 자주의 몰락?

한총련이 16년만에 의장 후보를 못 내는 바람에 그들만의 자랑 "의장 옹립식"이 무산되었다는 기사가 나왔다.

그런데 이건 또 무슨 소린가?

29일 한총련에 따르면 2008년 제16기 한총련 의장 선출을 위한 후보 등록기간인지난 15일까지 한총련 의장 후보로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힌 대의원이 아무도 없어 올해 한총련 의장 선거가 무산됐다.

이는 지난 1993년 4월 한총련이 출범한 이래 16년 만에 처음이다.

한총련 관계자는 "올해 신임의장 후보로 나설 예정이었던 한 대학교 총학생회장이 가족의 만류로 출마를 포기하면서 후보등록기간에 아무도 후보로 등록하지 못했다"며 "한총련 출범 이후 처음으로 의장선거가 무산됐다"고 밝혔다.

(http://nuri.donga.com/nurinews/view.php?k_id=200803290250&m=2)

동아누린가하는 어처구니없는 웹사이트의 "속시원 뉴스" 코너에 올라온 이 뉴스는 뭔가 좀 어이가 없는데, 그 이유는 내가 갑자기 NL과 한총련을 "가재는 게편"인 듯 지지해서가 아니라, 기사 내용중 "가족의 만류로 출마를 포기하면서..."라는 변명때문이다.

정치적 노선은 논외로 하고, 아니 대학생이 그것도 적어도 한총련 의장 후보로 거론될 학생이라면, 한 학교의 총학생회장일테고, 그럼 3-4학년쯤은 (요즘은 5학년 6학년은 쉽지 않을 테니) 되었을 텐데, 도대체 NL이 그렇게 떠 받들던 "자주"는 개인의 삶에는 없단 말인가? 총학생회장은 나중에 취업이나 정계진출을 위해서 해 볼만 하지만, 한총련 의장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100이면 100 구속이고, 예전 처럼 "의장 구출 투쟁"같은 것이 있을리도 만무하니 별 소득 없단 이야기를 에둘러 하는 것이라 생각도 들지만..

어이가 없다. 결국 "가족들의 만류"로 한총련은 망해가는가 본데,
언젠가 조갑제가 "아이들의 돈줄을 틀어쥐라"고 보수적 부모들에게 선동을 했던 것이 한국적 상황에서는 역시 유효한 전략인가 보다.

"노선"이 달라서, "이념적으로 동의를 못해서" 혹은 정말 솔직하게 이명박 정권하에서 "구속의 공포 때문에"라고 말하는게 내가 보기엔 솔직해 보이고 그렇담 이해를 하겠는데, "가족의 만류"는 한국의 답답한 대학생 삶의 전체를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다.

한국 만큼 자기 삶에 "자주적"이지 못 한 대학생들을 찾아 보는 것도 참으로 힘든 일이다.

부모가 대신 살아주는 인생들이 왜 그리도 많은가?
뭐, 정몽준이가 정치하고, 이재용이가 회장수업하는 세상이고,
술집에가서 다큰 아들 대신 몽둥이 질 하는 김승연이란 그룹 회장도 있는 사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