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cun- Zona Hotelera 의 거리 풍경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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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교대시간의 호텔앞 풍경


지난 주 미국은 네바다 주에서 열린 민주당 경선에서 과연 누가 승리할 것인가에 온갖 관심이 쏠려있었다. 결과는 힐러리가 여성표와 히스패닉 지지층(남편 클린턴에 대한 압도적 지지층)에 힘입어 승리했다.
그런데 이 네바다 주 경선을 통해 내가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누가 이기냐 지냐보다는 네바다주의 최대 노조가 한국에는 "요리사 노조"로 소개된 Culinary Workers Union 이고, 그 노조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 것이 민주당 경선의 최대 쟁점이었으며, 힐러리가 아닌 오바마가 이른바 "요리사 노조"의 지지를 받아냈다는 것이었다. 이들 "요리사 노조원"들의 투표를 위해서 카지노에 경선투표소를 설치하는 것 가지고 또 논란이 있었고, 점심시간을 이용해 투표하는 "노조원"들을 위해서 런치박스를 제공했다는 기사, 힐러리를 지지하는 네바다 교원노조원이 이 모든 과정에 소송을 제기했다는 등등 모든 정치기사는 과히 네바다 정치에서 "요리사 노조"의 힘을 확인시키는 것이었다. 물론 결과는 그 힘이 "표"로 나타나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는 것일텐데...
그러고보면, 한국노총이 이명박을 지지한 것도 "표수" 보다는 대체로 "표심"의 구색을 맞춰주는 것이었던 것 같긴 하다. 그래도 그렇지 이명박 지지하고 "팽"당할 것을 예상 못 한 한국 노총지도부는 무슨 정치의식을 가진 것일까? 뭐 "계급의식"에 대한 환타지를 버리게 해주는 좋은 교과서적 사례이긴 하지만!

잠깐 어줍잖게 딴지를 좀 걸자면, 나는 Culinary Workers Union 을 "요리사 노조"로 번역한 한국 신문들이 의도적이던 의도하지 않았던지 간에 "노동자 연대"에 대한 편협한 관점을 내보였다고 생각한다. 네바다에 메가 카지노 호텔들이 한둘이 아니고 주의 기반 산업이 바로 이 호텔업과 부대 서비스업이라는 사실은 분명한데, 그렇다고 "요리사"만 그리 막강한 파워를 가진 조직으로 "연대"한 것은 아니다.

Culinary Workers Union 은 한국에서 보자면 식당 사장들의 연합체로만 존재하는 "대한 요식업 중앙회"에 준하는, 그러니까 보다 광범위한 의미의 "요식업 노동자 노조"가 더 바른 표기인 것 같다. 바나 식당, 그리고 호텔에서 다양한 형태의 "임노동"을 판매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연대가 바로 미국의 "요식업 종사자 노조"라고 할 수 있다. 식당의 "서빙" "접시닦기"등등 모든 형태의 노동자들이 그들의 정당한 권리와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결합해 있는 단체라는 것이다.

멕시코로 돌아오면, 칸쿤도 "리조트의 도시"라는 명성을 고려하면 네바다와 별반 다른 조건은 아닌 듯 했다. 물론 칸쿤에서도 미국의 "요식업 노동자 노조"와 같은 조직이 정치적 힘을 발휘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나중에 다시 언급할 기회가 있겠지만, 멕시코 최대의 노조는 교원노조다. 한국도 민노총의 최대주주는 교원노조이다) 어쨌든  관광업으로 "먹고  살아야만 하는"  산업구조하에서 그리고 초국적 호텔자본이 지배하고 있는 "해변"을 가진 도시에서 호텔에서 일하는 사람의 "다수적" 위상은 분명한 것 같았다.

늦은 점심을 먹고 Zona Hotelera 에 도착하니 이미 해가 뉘엇뉘엇 저물어가고 있었다. 셔틀에서 내리니, 거리 곳곳엔 교대와 퇴근을 하는 호텔 노동자들이 아직 해변에서 "광합성"을 즐기고 있을 여행객들 보다 많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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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쿤 뽀빠이?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는 라이터를 하나 사기 위해, 해변으로 가는 대신 반대편 상가쪽을 돌아보고 있는데, 오랜만에 출몰한 "누렁이"에 모두들 관심이 많았다. 인종적 "지식"을 가늠하는 스무고개 같은 대화였는데,  처음에는 "치노 (Chino 중국사람)"냐고 묻고 아니라면, "자뽕(Japon 일본)"하고 묻다가 한국사람이라고 대답하면 "아~ 꼬레아노 Coreano" 로 화답하는 대화가 종종거리는 발걸음 사이로 오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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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를 마는 장인의 손길


편의점이 안보여서 결국 시가를 판매하는 가게에 들어가 일회용 가스 라이터를 천원이나 주고 샀는데, 안에 보니 아저씨가 시가를 직접 말고 있었다.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칸쿤은 지리적으로 쿠바와 가장 가까운 곳이어서, 젊은 배낭여행객의 상당수는 칸쿤에 오는 이유가 쿠바에 입국하려는 것이기도 하다. 거리 곳곳의 여행사에 약 $200 대에서 비자+왕복항공료를 보장하는 광고가 붙어있었다.

혹시나 해서 아저씨에게 시가잎들이 쿠바산인가 하고 물었더니 멕시코 산이란다. 수제 시가를 한대 피워보고 싶었지만, 나이트 클럽이나 바에서 혹은 해변에서 "후까시" 잡을 "여력"이 안되는 주제를 알기에 사진만 찍고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