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공간에 꽃을 던져라" - 영국의 벽화 예술가 Banksy

사용자 삽입 이미지

Banksy 의 작품: 꽃다발 던지기


우연히 외국 어느 블로그에 갔다가 발견한 Banksy 의 작품이다.
과거 한국 대학에서 유행하던 여러 은어들이 있었는데, 그중에 하나로 화염병을 "꽃병" 혹은 "꽃"이라고 부르던게 있다. 쇠파이프를 "파이"라고 부르기도 했었다. 그러니까 "꽃을 든 남자"는 그 시절 김혜수를 만나게 될 안정환이나 현빈이 아니라 백골단에 잡혀 노태우 시절에 제정된 "화염병 관련 처벌에 관한 법률"에 의해 구속될 운명이었던 셈이다. 러시아에서 최초에 제작된 "몰라토브 칵테일"이 "꽃"으로 불리운 한국적 정치상황이 있었던 것인데, 그것을 그림으로 표현한 작품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흥미로웠다.
이병박정부가 "체포조"를 부활시킨다니 다시 거리에 "꽃"을 든 시위대가 등장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는 세상 때문인가?!!

Banksky에 대해서는 여러 블로거들이 이미 소개를 한 것 같으니 특별히 더할 것은 없을 것도 같은데, 그의 홈페이지 (www.banksy.co.uk)와 영문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그는 영국의 Bristol 에서 활동을 시작한 벽화 예술가로 알려져 있다. 그에 관한 정확한 신상정보는 아직 까지 알려져 있지 않다. 적어도 아직까지 Banksy 는 그러니까 이름없는 벽화 예술가인 셈이다.
신비주의 전략이라고 시니컬하게 볼 수도 있겠지만,
도시내의 건물 외벽에 "낙서"를 해대는 사람들이 "사적소유물" 혹은 "공공기물" 훼손이란 법적 잣대에 의해 최소 벌금형은 받게 되어 있는 것이 일반적이고 보면, 그의 익명성은 얼마간 "직업적"으로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그의 신상 정보가 알려지는 순간 그는 더이상 "낙서"계에 머무를 수 없게 될테고,
현재까지는 "공공예술"로 남겨져 있는 그의 작품들(이미 몇몇은 소더비 경매에 나오기도 했다고)이 "공식적인 예술가"에 준하는 대접을 받아야 할 것이니 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흉물스러운 벽면을 변화시켜내는 그의 상상력이 대단해 보인다.


공공예술로서 벽화운동을 이끌어낸 대표적 사람으로는 디에고 리베라(나중에 멕시코 여행기 정리할 때 다시한번 정리할 수 있을 듯)를 빼놓을 수 없겠지만, 그는 예술가였지 "낙서쟁이"는 아니었다. 그는 대개 건물의 내벽이나 성당의 천장에 그림을 그리던 전통위에 서있기도 했다.

반면 오늘날 그래피티 예술가들은 세계 곳곳의 도시들에서 자라난 새로운 세대의 예술가들이다. 그들은 그들이 낙서할 공간을 요구하지 않고, 그들 스스로 그 공간을 "차지"한다. 대개의 경우 이러한 행위는 "반달리스트"라는 낙인이 찍히고, 붙잡히면 경찰서행을 면할수 없기에 쫒고 쫒기는 이른바 "도망자" 혹은 "도시 게릴라" 예술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중 Banksy 처럼(유투브에 그의 대중적 명성과 인기를 알려주는 많은 클립이 올라와 있다), "낙서예술"만이 가질 수 있는 독특한 상상력과 메시지는 삭막해진 도시공간 자체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공공예술"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주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Banksy 의 작품들을 "반달리스트"라고 철거했던 시의회가 그 "작품성"을 인정하고 "벽화보수"에 나서게 되었다는 신문기사와 Banksy 의 낙서작품.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렇다고 모든 작품이 다 그 가치를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 벽화와 낙서가 가지는 정치적 메시지는 "공간의 지배자"들을 불편하게 하고, 그들에 의해 "파괴"되기 쉽상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벽을 뜯어낸 노력에 경이를 표하고 싶다. 영국 맹인 연합회의 Worship(이걸 뭐로 번역해야 하나?) 거리 표지판 근처에 그린 Banksy 특유의 소재인 "생쥐" 작품.  나중에 심지어 그 표지판도 제거해 버린듯.

Banksy는 홈페이지에 게시한 한 벽화작품에서 그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생쥐" 캐릭터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런던에서는 당신에 대해서 떠들고 있는 어떤이와 20 feet 이상 떨어져 있을 수 없다. 당신은 "쥐새끼"와 20 feet 이상 떨어져 있지 않다." - Banksy 홈페이지 "Rat Fact"


사용자 삽입 이미지


Banksy 홈페이지에 올라온 Observer 의 신문 기사에 따르면, Banksy 가 "어린이 병원" 근처의 벽에 그린 작품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한다. 기사 내용중 흥미로운 것은 이 그림이 "말하고자 하는 바"에 대한 언급은 없이, 한 퇴역군인의 입을 빌어 총을 든 군인이 총을 제대로 들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Banksy 가 아마추어 일 뿐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증거라고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르시는 말씀. 그렇게 잘 못 그려진 그림이 나중에 경매에서는 훨씬 더 비싸게 거래되기도 하지요."

Banksy 는 최근 반전에 관한 많은 벽화들을 그려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