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을 흘리려다 토할 뻔한 기사.

중앙일보다. http://news.nate.com/view/20090408n00664

사회적 관심에서 배제된 빈곤 아동의 문제를 보여주려는 기사의 의도가 간만에 훌륭해 보여 클릭해 읽어보았다.
4명의 기자가 특별취재팀을 꾸려 기사를 작성하고 있는 것 같은데, 살림살이에 위기감이 팽배한 시대에 그래도 기자들이 최소한의 의무를 다하는 것 아닐까 생각이 들어 읽기를 시작했더니 역시나 착각이었다.

부산의 혜정이 이야기는 그나마 극적구성의 묘가 있어 눈물이 나려다가, (그것도 다시 보니 영 신파다)
바로 그 아래 부터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한 기사는 "빈곤 아동"을 "거지새끼" 취급하다 못해 "잠재적 정신이상자"이자 "사회불안 세력"으로 성장할 아이들로 낙인찍는데 급급한 그들만의 정형성을 보여줬다.
아! 눈가가 촉촉해지는 틈을 주지도 않고 가래가 끓어오르다 신물이 넘어왔다.
면도칼 숨켜 얼굴을 쓰다듬는 짓을 빈곤아동들에게 하는 짓들이란...

빈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아이들의 생존권 교육권 문제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에 대한 일언 반구도 없이 (원론적인 이야기는 첨부를 했지만, 그건 목사 마이크 빠는 소리고) 이젠 숫제 빈곤아동이란 낙인속에서 "사회적으로 버려진"아이들을 정신병자 취급하는데까지 나서고 있다. 그런 통계를 생산해 내기까지 했다. 도대체 뭐가 전공인지도 모를 교수"팀"에 중앙일보가 직접 의뢰를 해서 말이다. 사람들의 편견을 "과학적"으로 확증해 내는데 아낌없이 투자하는 그들의 돈잔치가 부러울 정도다. 

하여 이제 부잣집 아이들은 빈곤한 아이들보다 정신적으로 건강할 확률이 2-3배 정도 더 있게 된 셈이다. 기사로 보건데, 비교대상이 일반아동이라는 논리적으로 허당한 집단이니 부잣집 아동들은 최소한 ADHD로 부터는 자유로운 것이 분명할 테다.
한편 연구결과와 세간의 편견이 과학과 권위의 이름으로 결합한 결과, 정상적인 성인들은 빈곤을 경험했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말할 수도 있게 되었다. 유년기에 빈곤을 경험했던 것 조차도 한 인간을 부정적으로 평가할 근거를 마련해 준 셈이다.

이 기사의 핵심은 사실 그런 뻔한 중앙일보의 기사구성에 있다기 보다는 빈곤 아동 문제라는 것이 사회가 해결해야 할 문제이기 보단 이젠 "관리"가 필요하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중앙일보 기사는 빈곤과 아동문제에 관한 새로운 "거버멘탈리티"를 우리사회가 수립할 것을 제안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하여 이젠 빈곤문제와 아동문제를 분리해서 볼 가능성 같은 것은 없는 셈이다. "세상에는 가난한 아이들과 부자 아이들이 있을 뿐이고, 가난한 아이들은 관리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빈곤아동들을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와 결부시키기는 "작업"을 진행하기전에, 
왜 중앙일보에는 "분석력 결핍 논리 비약 장애"를 가진 기자들만 드글 거리는 것인가 하는 문제 부터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하는 것 아니었을까? 네명의 나름 교육 받고 "향수냄새 화장품 냄새나는" 옷을 매일 갈아 입고 다닐 기자들이 정상적인 인간들이 가질 수 있는 최소한의 사회비판적 문제의식 조차 결핍되어 글을 쓸 수 있는가하는 것은 신기한 현상 아닌가 말이다.

아동문제 전문가도 빈곤문제 전문가도 아니지만, "빈곤아동"이란 개념을 만들어 내어 여전히 지들만 뛰는 "We Start!"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어하는 이들을 지켜보며 토악질을 해대지 않을 수가 없다.